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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7-01
조회수
894
추천수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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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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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7월 1일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Take my yoke upon you and learn from me,
for I am meek and humble of heart;
and you will find rest for yourselves.
(Mt.11.29)
제1독서 신명기 7,6-11
제2독서 1요한 4,7-11
복음 마태오 11,25-30
얼마 전 어떤 분을 만났는데, 말씀 중에 자주 사람에 대해 에니어그램과 MBTI에 맞춰서 평가를 하시더군요. 심지어 저의 성격에 대해서도 “신부님께서는 몇 번 유형이시기에 이러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고,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행동하시는 것을 볼 때, 분명히 무슨 형일꺼에요.”라고 하십니다.
사실 저는 대학원 다닐 때에 MBTI 세미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이를 통해 그 사람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곧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지요. 제가 이를 기준으로 그 사람을 제 머리 속에 규정해버리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유형이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확신을 하고 그렇게 대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적은 유형들 안에 규정될 수 있을까요? 또한 성격이 전혀 바뀌지 않고 살 아 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 자신만을 봐도 그렇지 않더군요.
저도 예전에는 무척이나 내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제일 두려워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 앞에 못 서서 안달난 사람처럼 행동하곤 합니다. 또한 저는 예전에는 책 읽고,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했었습니다. 그보다는 직관적인 것, 그래서 수학문제 풀듯이 정답이 곧바로 나오는 것들을 상당히 좋아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수학문제 풀듯이 정답이 분명한 것보다는 곰곰이 사색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책 읽는 것이 제 삶 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요.
결국 바꿀 수 있는 것도 몇 개의 유형 안에 규정지음으로 인해서 바꿀 수 없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성격유형 프로그램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물론 더 좋은 쪽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쉽게 사람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제 스스로 선호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 틀에 맞춰서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줄을 알면서 말이지요.
오늘은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고 우리 삶 속에 그분의 사랑을 새기는 예수 성심 대축일입니다. 또한 예수 성심이 성체 성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사제 성화의 날’이라고도 말을 합니다. 이러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예수님의 마음은 과연 어떤 마음이었는가를 묵상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절대로 한계를 짓지 않으셨습니다. 사람을 규정화시키지 않으시기에 어떤 죄를 짓더라도 곧바로 단죄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또 포기하시지도 않습니다. ‘나는 안 돼.’라고 말하면서 너무나도 쉽게 포기하는 우리와 달리, 주님께서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시면서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이렇게 넓은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혹시 계속해서 포기하고 좌절하는 속 좁은 마음으로 스스로를 규정짓고 한계 지으면서 예수님의 모습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예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성심을 내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그대들의 일을 사랑하라. 그러나 그대들의 업적은 사랑하지 말라.(마야코프스키)
이유
지난번 노인요양원에서 봉사할 때의 모습을 누가 찍으셨네요.
어떤 부부가 백화점에 갔습니다. 이 부부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했지요. 그 모습을 본 매장 점원이 부러워하며 묻습니다.
“두 분이 얼마나 금실이 좋기에 그렇게 손을 잡고 다니세요?”
그러자 남편이 한숨을 쉬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 집사람의 충동구매를 막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요.”
실제로 보이는 것도 속뜻은 이렇게 차이가 있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유머를 본 뒤로 손을 다정하게 잡고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에서 ‘혹시’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부부가 더 많을 텐데 말이지요.
아무튼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사랑을 갖고 서로 손을 마주 잡으며 따뜻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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