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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728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28 조회수307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7월 28일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7-53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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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어제의 말씀이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치가 우리의 인생 전부를 걸어야 할 곳이라는 말씀이었다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가고 싶어하는 그 곳에서 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역시 비유로 우리에게 전해지지만 바로 예수님의 해설이 이어지기에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현실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이야기를 단순히 추려보면 하늘 나라는 그물과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그물에는 온갖 종류의 고기가 들어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늘 나라에는 들어서고자 하는 이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고기라 하면 누구랄 것도 없이 모든 이에게 허락되어 있는 듯 보인다는 뜻도 됩니다. 어떤 입장에서 어떻게 살았든지 하늘 나라를 꿈꾸며 구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우리의 모습과 영락 없습니다. 

그들 모두는 제각기 서로 다른 이유들로 하늘 나라를 이야기하며 어느 누구보다 그 나라에 들어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것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이미 그들이 선언하는 순간 그들은 모두 그물 속에 들어 서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유는 그물 속의 고기들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분명 그물이 하늘 나라이니 그 안에 온갖 고기들은 그 그물에 들어갈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그물에 든 고기들은 물가에서 선별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좋은 것들은 그릇으로,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려진다는 이야기는 우리의 이해에 혼선을 가져 옵니다. 

모두가 다 뽑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이해하다보면 우리는 이 이야기가 우선 하늘 나라는 죄인들까지 모두 구별 없이 가서 심판 받는다는 이야기로 생각하게도 됩니다. 모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 하는 우리들이지만 결국 우리의 선과 악에 따라 심판을 받는다는 이야기로 말입니다. 만약 해석이 이렇게 주어지면 우리는 당연한 듯 수긍하게 됩니다. 우리가 배운 심판은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이 이야기의 내용은 전혀 다른 부분 하나를 보여줍니다. 그물 속에 든 고기들을 무엇이라 표현하는지 주목해서 보아야 합니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물 속의 고기를 심판하는 것이 천사라는 이야기는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천사가 구별하는 악한 자들이 의인들 사이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는 충격입니다. 말하자면 그 그물에 걸린 고기들은 모두가 의인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저마다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며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격을 갖춘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그물 속에서 가려진다는 이야기에는 처음부터 우리가 죄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속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악인은 지옥으로 의인은 천국으로라는 공식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심판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 충격적입니다. 예수님은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심판을 이야기하신 것이 아니라 의인들 중에 악인을 가려내는 것에 대한 비유를 이야기하신 셈입니다. 


이것은 적어도 하늘 나라를 꿈꾸는 이들이 하느님 말씀에 나름의 충실함으로 다가서지만 하느님의 진정한 뜻에 맞는 이를 하느님은 가려 내신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스스로를 자부하며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 전체에 던지는 예수님의 경고로 들립니다. 그들은 이미 백성을 의인과 죄인으로 나누고 의인이라 말하는 이들이 구원과 은총을 독점하는 세상이어서 예수님의 비유는 한층 뼈 있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어 세상이 하느님의 참 뜻을 처음 들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타락으로 인해 세상까지 포기하시려던 하느님께서 마음을 돌리셔서 사람을 다시 찾기로 하신 순간부터 하느님은 모든 방법으로 우리에게 당신을 알려주시고, 당신의 뜻을 우리에게 다시 회복시켜 주시려 하셨습니다. 그 숱한 가르침과 말씀과 예언이 예수님 이전부터 이미 세상에 알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오시어 하셨던 모든 것은 그 가르침이 세상에 실현 되는 장면들로 이루어집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르침의 실제를 본 일이 없었다면 그 자체로 가르침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의인이 그렇게도 많았던 이스라엘에 그 보다 훨씬 많은 죄인들이 존재했던 것, 그러나 정작 그 죄인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고, 의인들은 이 예수님을 죽이려 들었던 상황들은 그들이 이미 알고 있던 것이 과연 바른 것이었는지를 의심하게 합니다. 

하늘 나라를 원하는 의인들 그 속에 악인이 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안다고 믿는다고 가르치기도 하고 생활하기도 하면서 우리 역시 구원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우리에게 우선 하늘 나라는 가까이 있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 그물에 들어갈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그물 속에 들어섰으나 우리를 심판하시는 하느님의 기준은 분명 그분이 볼 때 좋은 것과 나쁜 것임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구원이란 단어가 너무나 당연히 불리어지고 있는 좋은 시대에 우리 거의 대부분은 그 좋은 하늘 나라에 들어서려는 물고기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그릇으로 갈지 아니면 그물 밖으로 던져질지 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을 새기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니 이미 주어진 것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사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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