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을 꺼내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버렸다. 49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불구덩이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 제자들이 “예 !” 하고 대답하자, 52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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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가 참 많습니다. 특히 나한테만 불행이 쏟아진다고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더구나 이 불행이란 놈은 참으로 묘해서 내가 불행을 직감할 때는 꼭 불행의 친구들이 동시에 등장합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 불행을 가중시키지 않는 일입니다. 불행이라는 사건 자체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 불행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가는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과 상처, 고통과 아픔 자체를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상처와 고통, 불행과 아픔이 내 인생 전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초토화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나의 책임입니다.
그렇습니다. 상처 받을 수도 있고 가난할 수도 있고 아플 수도 있습니다.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사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100퍼센트 내가 불행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행이라는 주머니에서는 자꾸만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 자루를 묶어야 합니다. 그 자루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반대 자루를 잡아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고 눈물 나긴 하는데, 그럼에도 나는 행복의 자루를 만지작거려야 합니다. 이대로 내 인생이 불행으로 끝나버리기에는 너무 억울한 일 아닌가 ?
불행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그 다음 장은 내가 바꾸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새것을 꺼낼 수 있는 것도 나요, 구닥다리 케케묵은 옛것, 옛 상처와 옛 고통, 불행의 자국들을 꺼낼 수 있는 것도 나입니다. 무엇을 꺼내는가에 따라 같은 고통을 당해도 그 인생길은 달라집니다. 새것을 꺼내십시오.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회, 새로운 도전, 하느님의 나라는 어쩌면 이런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 곳간과 같습니다. 아멘.
(실천) 불행의 자루를 여는가, 행복의 자루를 여는가 ? 선택은 나 자신의 몫임을 깨닫고 오늘도 행복의 자루를 찾아가는 하루가 되시길 ….
강부철 신부(예수성심전교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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