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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31일 연중 제18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7-31 조회수637 추천수11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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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연중 제18주일 - 마태오 14장 13-21절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무한 리필 뷔페>

 

 

    가끔씩 결혼식이나 혼배성사를 주례하고 나면 혼주들께서 ‘꼭 식사하시고 가라’ 해서 뷔페식당으로 내려가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입구에는 입장티켓을 확인하는 직원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서 있습니다. 티켓이나 표시가 없으면 절대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정말 혼잡합니다. 식사 끝내고 나가시는 분들, 막 결혼식을 끝내고 들어오는 분들, 시끌벅적, 와글와글, 웅성웅성...

 

    자리마다 사람들로 꽉꽉 찼습니다. 접시 들고 이리 저리 다니다가 빈자리를 찾아 앉으려하면 누군가가 놓아둔 가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어색하고 낫선 분위기입니다.

 

    천만다행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전혀 모르는 낫선 사람들과 마주 앉아, 서로 시선을 피하며 식사를 하자니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잔치 치고는 정말 어색한 잔치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제대로 된 잔치를 차려놓고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없이 술과 젖을 사라.”

 

    주님께서 준비하신 잔치는 곧 도래할 하느님 나라의 잔치를 예표합니다. 그 잔치는 티켓이 없다 할지라도 마음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잔치입니다. 입구에서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잔치 분위기도 정말 제대로입니다. 얼마나 풍성하고 편안하고, 쾌적하고 흥겨운지 모릅니다.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해 후다닥 먹어치우고 빨리 일어설 필요도 없습니다.

 

    먹고 싶은 것 몇 번이고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풍요롭기 한이 없는 ‘무한리필’ 뷔페입니다. 어떤 면에서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 모두를 위해 준비하신 구원의 식탁인 성체성사를 미리 앞당겨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역시 모두가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만 열두 광주리인 풍요로운 잔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이 남자만 해서 오천 명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 여성들 포함하면 만 명은 족히 될 인원입니다. 만 명 이거 보통 인원이 아닙니다. 관광버스 200대를 대절해서 가득가득 채워야 만 명입니다. 일렬종대로 줄을 세우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많은 군중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배불리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낀 포만감에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해했습니다. 배가 즐겁다보니 마음까지 즐거워졌습니다. 사람들의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자기 자신으로만 향했던 시선이 이웃들에게로, 하느님께로 돌려졌습니다.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중심으로 커다란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마치도 천국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거행하는 성체성사 역시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미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한 식탁에서 빵을 나누기에 한 형제자매처럼 지내야 합니다. 더 이상 분열과 불협화음과 상처는 없어야 합니다.

 

    이 특별한 사랑의 성체성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선물이 주어집니다. 그 선물은 오늘 제2독서인 로마서에서 언급되고 있는 바오로 사도가 체험한 선물입니다.

 

    “형제 여러분,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사랑의 힘, 특히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사랑의 힘은 대단합니다. 우리를 강건하게 만듭니다. 지혜롭게 만듭니다. 세상으로부터 초월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국 죽음까지도 이겨내게 만듭니다. 마치 바오로 사도처럼 말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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