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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의 리더십 - 8.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1 조회수46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8.1 월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 기념일

민수11,4ㄴ-15 마태14,22-36

 

 

 

 

기도의 리더십

 

 

 

오늘은 ‘기도의 리더십’이란 묵상을 나눕니다.

모세와 예수님을 통해 기도의 리더십이 잘 드러납니다.

 

얼마 전 정치평론가들의 좌담 내용을 흥미 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유망한 대선 후보 군의 한 분에 대한 평입니다.

 

“그분은 훌륭한 분이다.

  그러나 권력의지가 없다.

  ‘운명’이란 책에서도 그것을 느꼈다.

  운명이냐 의지냐?

  운명이 아닌 의지였다면 희망을 지닐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요지의 말이었습니다.

‘운명이냐 의지냐?’ 화두와 같은 주제입니다.

 

그러나 진정 하느님의 지도자들은 운명이나 의지를 넘어 소명(召命)을 말합니다.

하느님께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불림 받은 교회의 지도자들입니다.

이들의 권위 있는 지도력은 하느님께로부터 나옵니다.

기도와 믿음, 겸손이 이들의 기본적 자질입니다.

 

오늘 말씀의 예수님과 모세를 통해 그 지도력의 비밀이 잘 들어납니다.

바로 기도의 리더십입니다.

모세와 예수님은 물론 대부분의 옛 성인들에겐 따로 휴식이 없었습니다.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기도가 바로 휴식이었습니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예수님은 빵의 기적에 열광하는 군중을 보내시고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십니다.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머무십니다.

함께의 활동과 혼자의 관상기도가 삶의 리듬임이 들어납니다.

 

기도는 활동의 원천입니다.

빵의 기적 후 관상 기도 중에 하느님의 능력으로 충전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을 구원하러 나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이 유령인 줄 알고 두려워 소리치는 제자들을 안심시킨 후

물에 빠져드는 베드로를 구출하시며 그의 약한 믿음을 질책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배에 오르시자 바람은 그치고 제자들은 주님을 고백합니다.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애당초 굳센 믿음은 없습니다.

이런 주님을 체험하고 믿음을 고백하면서 성장, 성숙해가는 믿음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나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

믿음 약하기론 똑 같습니다.

 

믿음이 약할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불평불만에

저절로 스며드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 불평에

하느님과 진솔한 대화의 기도로 답을 찾는

겸손한 지도자, 기도의 사람 모세입니다.

 

“어찌하여 이 종을 괴롭히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당신의 눈 밖에 나서,

  이 온 백성을 저에게 짐으로 지우십니까?

  제가 이 백성을 배기라도 하였습니까?

  제가 그들을 낳기라도 하였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당신께서는 그들을…제 품에 안고 가라하십니까?

  …저 혼자서는 이 온 백성을 안고 갈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무겁습니다.

  저에게 이렇게 하셔야겠다면, 제발 저를 죽여주십시오.”

 

이런 기도하는 지도자에게 운명의식이나 권력의지는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께 온전한 개방입니다.

이렇게 겸손히 기도하다보면 저절로 하느님의 응답을 받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광야에서의 교육과정을 통해

모세의 믿음과 겸손도 더욱 깊어졌을 것이며

백성들의 믿음도 더욱 정화되었을 것입니다.

 

믿음이 강해지면서 불평불만은 찬미와 감사로,

두려움과 불안은 안정과 평화로 바뀝니다.

주님 현존 안에 굳건히 머물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하고 약한 믿음을 도와주시어

활력 넘치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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