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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모두가 고생입니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2 조회수408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모두가 고생입니다.
                                                           이순의
 
 
 
 
 
 

 
 
산골의 봄인지 아니면 초여름인지
22일간의 6월 가뭄이 단비가 되어 내리시더니
지금 한 달 열흘동안 물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중간에 잠깐 이틀인가 ?
맑지는 못했어도 비 내리시지 않아
급하게 빈 땅에 종자 심고는
또 하늘에 구멍이 났을까요?
 
 
 
 

 
 
너무나 고생스럽습니다.
길가에 누군가는 예쁘라고 심었을 봉숭아꽃도
물에 젖은 모습은 처량하다못해 그리 곱게 보이지도 않습니다.
제 마음이 힘든 시선일 것입니다.
 
 
 
 
 

 
 
길가 풀섶의 나팔꽃은 지처누워버렸나요?
나팔꽃이 나팔을 불어야 하는데......
찌그러진 나팔에서는 왠지 소리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이틀동안 비는 오시지 않고 잠깐 흐린 날에 심은 종자는
이렇게 자라 솎을 때가 되었는데
그치지 않는 빗물을 맞으며 손놀림을 하시는 저 어머니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채소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농군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저 폭우를 맞으며 비닐 옷 한 장에 늙은 육신을 담고서
하루를 이틀을 사흘을
국민이 먹을 채소를 길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러나 하늘은 이길 수가 없더라고!
하늘이 하시는 일을 왜 농군에게 돌을 던지시느냐고!
 
 
 
 
 
 

 
 
하늘이 드시는 반찬을 인간의 힘으로 건져보겠다고
저렇게
저렇게
비옷 위에 또 비옷을 입고
비닐 속에 또 비닐을 입고
비인지
땀인지도 모를 습기와 하루를 다투며
검은 먹태 두르지 않은 반찬거리들을 골라내고 있습니다.
절반이 썪어서
물속에 잠긴채로  건질 수 없는 먹거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고르고 골라서
 
 
 
 
 
 

 
 
트럭에 실었습니다.
저 5톤 트럭의 앞머리 난간 위로 한 뼘 반은 높이 실어야 하는데
한 뼘 반을 낮게 싣고서 갔습니다.
그런데요.
저렇게 고생스럽게 장만한 먹거리를 통째로 버린 날도 있습니다.
산골처럼
서울에서도 폭우가 쏟아지고
산사태가 나고
인적이 소통하기 어렵던 날에는
시장에 사람들이 나오지를 못해서 모두 버려야 했었던......
그냥 산골의 하늘님이나 드시게 둘 걸!
그랬으면 손해라도 덜 났을 걸!
그래도 농군은 쉬지 않고 사람의 먹거리를 건져내려고 오늘도 
비와 겨루고 있습니다.
너무나 고생스럽습니다.
 
 
 

 
그러니 들의 잡풀들도 농군의 눈에는 다 고생스럽게 보입니다.
농군인 나만의 고생이 아니라 
산천의 모든 만물이 고생입니다. 
 
 
 
 
 
 
 

 
 
어머니는 아기를 비에서 보호하고 계시네요.
흠뻑 젖은 어머니 품의 아기 예수님은 행복합니다.
지금 농군의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일까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일까요?
그러니 이치에 순응하는 수 밖에요.
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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