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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3일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03 조회수816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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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 마태오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겸손한 사람에게만 기적이>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참으로 견뎌내기 어려운 일들 가운데 하나가 자녀들이 겪는 끔찍한 고통 앞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귀염둥이, 보물 중에 보물, 내 인생의 가장 큰 결실인 내 자식에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주면 좋으련만, 중병이나 불치병에 걸린다면, 그래서 꽃봉오리가 피어나기도 전에 시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처럼 슬픈 일이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부모의 마음은 말로 표현 못 할 참담한 심정일 것입니다. 죄인처럼 살아갈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가나안 여인이 그랬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언제부턴가 악령의 괴롭힘에 시달리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정말 눈뜨고 보지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악령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딸의 심신은 통제가 불가능했습니다. 딸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했고, 발작이 시작되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길길이 뛰기도 하고 아무데나 머리를 짓찢기도 하고, 비명과 괴성을 질러대고, 그런 딸의 기괴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차라리 내가 대신 악령이 걸렸으면, 딸 안에 있는 악령이 내게로 왔으면, 하는 마음이 어머니의 마음이었겠지요.

 

    이런 절박한 심정의 가나안 여인이 오늘 예수님께로 달려왔습니다. 여인의 행동을 보십시오. 딸의 치유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딸만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은 죽어도 좋다는 자세입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좋지 않다”는 예수님의 말씀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분만이 내가 살길이다, 이분만이 마지막 희망이다, 이분은 꼭 내 소원을 들어주실 분이라는 강한 확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예수님께 매달립니다.

 

    이런 여인의 강한 믿음, 겸손한 태도에 예수님께서도 기꺼이 응답하십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기적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강한 확신뿐만 아니라 철저한 겸손의 덕이 요구됩니다.

 

    겸손은 무엇입니까? 나 자신의 처지를 아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나약함, 나 자신의 한계, 나 자신의 무능함, 나 자신의 무기력함, 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비참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족한 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이 겸손입니다. 결국 내가 최종적으로 의지할 곳, 마지막으로 매달릴 곳은 하느님뿐이라는 진리를 확신하고 그분께로 나아가는 것이 겸손입니다.

 

    겸손한 사람에게만 신앙의 진리가 명백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겸손한 사람에게만 하느님 풍요로운 은총이 폭포수처럼 내릴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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