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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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8-06 | 조회수872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마태오 17장 1-9절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잘 본다는 것>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 가운데 ‘최측근’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 보는 앞에서 거룩하게 변모되는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변모’라기보다는 당신이 태초 때부터 지니셨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신 본래의 얼굴, 당신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여주시는 것이리라 저는 믿습니다.
갑자기 눈부시게 변모된 예수님 앞에서 두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던 베드로 사도가 횡설수설하는 가운데, 구름 속에서 아버지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그의 말을 들어라”는 말씀은 그의 충실한 제자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를 인생의 나침반으로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따라가라는 말씀입니다. 그가 던져주는 가르침에 순명하라는 말씀입니다.
“그의 말을 들어라”는 말씀은 늘 그를 바라보라는 말씀입니다. 늘 그의 영광스럽게 변모된 얼굴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늘 그의 주변을 떠나지 말고 그와 함께 하라는 말씀입니다.
결국 관상(觀想)하라는 말씀입니다.
관상한다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있겠지만,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을 바라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오늘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정말 중요한 일상의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관상입니다. 매일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매일 이웃들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제대로 된 관상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은총을 가져다주는지 모릅니다. 관상에 몰입하게 될 때 제일 먼저 다가오는 은총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 하느님의 선하심, 하느님의 인자하심에 사로잡혀 찬미와 감사의 기도가 흘러나옵니다.
그 크신 하느님의 사랑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잊게 됩니다. 더 이상 나 자신 안에 갇히거나 자신의 나약함과 한계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게 됩니다. 더 이상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이란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광대무변하신 하느님 은총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관상에 충실한 사람은 이웃 안에 계신 하느님을 쉽게 발견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이며, 하느님의 신성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결핍투성이의 이웃이라 할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섬길 수 있습니다.
‘잘 본다는 것’,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 눈이 참 빛을 보는 그 순간 우리 영혼이 밝아질 것입니다. 우리 눈이 천국을 보는 순간, 우리 삶 역시 천국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눈이 하느님을 뵙게 되는 순간, 우리의 나날은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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