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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8-13
조회수
941
추천수
19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8월 13일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Let the children come to me, and do not prevent them;
for the Kingdom of heaven belongs to such as these.
(Mt.19.14)
제1독서 여호수아 24,14-29
복음 마태오 19,13-15
먼저 한 가지 양해의 부탁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인천신학교에서 고3과 일반 예비신학생 피정이 있으며, 내일부터 내일모레까지는 인천가톨릭회관에서 고1과 고2 예비신학생 대상의 피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14일과 15일에 새벽 묵상 글을 올릴 수가 없겠네요. 그런데 이틀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랍니다. 제가 16일부터 20일까지 자전거 여행을 떠납니다. 간단한 배낭 하나 매고 떠나는 여행이기에 이 기간 역시 새벽 묵상 글을 올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14일부터 20일까지 새벽 묵상 글이 전혀 올라갈 수 없으며, 아울러 카페에서도 전혀 활동할 수 없으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시 좋은 모습으로 21일에 뵙기를 바라며,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많은 분들이 휴대전화의 단축번호를 사용하지요. 이 단축번호만 꾹 누르고 있으면 빠르고 쉽게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단축번호 1번에 놓는 경우가 많지요. 이 점에 대해 어떤 신문사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연령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축번호 1번만 놓고 봤을 때 10대는 엄마, 20대는 애인, 30대는 배우자, 40대는 자식, 50대는 배우자를 사용하고 있어 세대별로 1순위 대상이 변하는 것입니다. 가장 우선순위 사랑의 대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지요.
어린이들을 생각해봅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엄마 아빠밖에 없지요. 다른 어떤 것도 엄마 아빠자의 자리를 채워주지 못합니다. 문득 옛날의 기억이 떠올려집니다. 지금은 회사원으로 성장한 제 조카가 갓난아기였을 때, 잠깐만 조카를 봐달라는 부탁을 형수에게 받았었지요. 잘 자고 있었기 때문에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형수가 외출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조카가 깨고 말았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엄마가 없다고 울까봐 화려한 사진과 소리 나는 물건들을 얼른 손에 쥐어주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물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잠시뿐, 엄마가 없음을 알고는 “엄마”만을 외치며 울어 쟀기는 것입니다. 그 어떠한 것을 주어도 소용없었습니다. 갓난아기인 조카에게는 엄마만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엄마 아빠에게만 매달리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주님과 우리의 관계도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밖에 없다는 일관된 마음가짐,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도 주님이 최고라는 생각을 간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주관심사는 주님이 아닐 때가 참 많습니다. 1순위 주님이 아닌, 다른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어린이들이 하늘나라를 차지할까요? 미숙하기 때문에? 능력이 없기 때문에? 힘이 없어서? 모두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린이에게 제1순위가 엄마 아빠 밖에 없는 것처럼, 하느님만을 1순위에 모실 수 있는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간직한 사람만이 하늘나라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1순위는 무엇입니까? 그래서 나는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진정한 삶은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곳에 존재한다.(톨스토이)
하느님의 뜻
제 핸드폰 단축번호 1을 꾸~욱 누르면... ㅋㅋㅋ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봐 주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종 “이게 뭔지 아세요?”라고 묻습니다. 마치 자기만 아는 것처럼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대해 “당연히 알지. 이것도 모르면 어떻게?”라고 말하면서 답변을 해버리면 아이들은 실망을 합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어른들은 그렇기 때문에 알면서도 모른 척 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 또 그렇게 함으로 인해 교육적인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 ‘하느님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면서도 우리를 위해 모르는 척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당신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과 그 자리를 만들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원망만 하고 있었으니…….
이제 하느님의 그 깊은 뜻을 이해하는데 더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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