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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5 조회수914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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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루카 1,39-56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특혜가 아니었던 성모님의 승천>

 

 

    오늘 아들 예수님을 따라 영광스럽게 하늘로 승천하신 성모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세주의 어머님으로 간택된 성모님이셨기에, 그분은 승천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십니까? 예수님을 애써 잉태하고 힘겹게 낳고 기르신 성모님께 이 정도 선물은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십니까? 성모님의 승천은 메시아의 어머니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특혜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십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Never!’입니다.

 

    신앙인으로서 끊임없는 자기 비움, 처절한 자신과의 투쟁, 각고의 노력, 쉼 없는 기도, 그 결실이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성모님의 승천’인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을 빼놓을 수 없겠지만, 성모님께서 걸으셨던 신앙여정은 험난하다 못해 혹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에게 있어 구세주의 어머니로서의 누리셨던 기쁨과 행복도 컸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통당하는 메시아를 아들로 둔 어머니로서 감내해야 고통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아들 예수님과 함께 했던 30년간의 나자렛에서의 생활, 늘 조심스런 생활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의 통보를 받고 난 후 성모님의 개인적 삶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딱 맞습니다. 매일 매 순간 그저 노심초사하면서, 숱한 상처를 싸매면서, 속으로 삭이면서 그렇게 살아온 한 평생이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과 함께 고통의 극점에 서게 됩니다. 피범벅이 된 아들은 홀로 높이높이 십자가 위에 매달렸습니다.

 

    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극심한 고통 앞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성모님의 찢어지는 가슴을 기억합니다. 십자가에서 내리워진 아들의 차가운 시신을 끌어안고 그저 대성통곡만을 터트리는 성모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보십시오. 우리의 성모님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단 하나도 빼놓지 않으시고 다 겪으셨습니다.

 

    극도의 슬픔, 형체도 없이 부서져 버리는 것 같은 상실감,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당신 자신의 철저한 무기력함...

 

    그러나 그 모든 고통을 꿋꿋이 견뎌낸 성모님에게 마침내 하나의 큰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그래, 마자, 이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지. 죄 많은 인류를 위해, 상처 입은 세상을 위해, 미련 없이 떠나보내야 할 만민의 구세주였지!’

 

    그 순간, 성모님은 당신의 신앙 여정에서 또 다른 ‘큰 걸음’을 내딛습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순간부터 성덕으로 충만하신 성모님이셨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이란 성화의 장 안에서 갖은 희로애락을 겪으신 분이 성모님이셨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다양한 형태로 다가오는 십자가의 길을 기쁘게 걸어가시면서 조금씩 성화의 길로 나아가신 성모님, 그리고 마침내 영광스럽게 승천하신 분이 성모님이십니다.

 

    코린토 전서 15장 53절 이하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런 말씀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 썩는 몸은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은 죽지 않는 것을 입어야 합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렸다.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네 독침이 어디 있느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승리가 죽음을 삼켜버린 대사건, 예수님의 부활 승천의 복사판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비록 나약한 인간이지만 썩는 몸에 썩지 않는 것을 입은 위대한 사건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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