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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7일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17 조회수828 추천수18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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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연중 제20주간 수요일-마태오 20장 1-16절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정의와 자비>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 아주 특별하고 드라마틱한 생애, 마지막 순간에 기가 막힌 반전을 성공한 한 인물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처형되셨던 골고타 언덕에 예수님 오른편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사형수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처럼 무고한 죄인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웬만해서는 십자가형에 처해지지 않았을텐데, 그는 그간 살아오면서 죄란 죄는 다 지었습니다. 갈 때까지 간 사람이었습니다. 자포자기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막 살았습니다. 그야말로 인간 말종이었습니다.

 

    이런 우도였는데, 그가 세상을 떠나기 한 30분전, 혹은 10분전쯤이었을까요. 대뜸 예수님을 향해 한 가지 청을 올립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주십시오.”

 

    그순간 예수님께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답변을 하십니다.

 

    “너, 참 간땡이가 부었구나. 너 지금까지 살아온 것 좀 생각해봐라. 너 지금까지 등쳐먹은 돈 얼마야? 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 괴롭히며 살아왔어? 그런 네를 기억해달라고, 정말 뻔뻔스럽다!”

 

    그 순간 저 같았으면 위와 같이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반대의 대답을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완전 막가파였던 우도에게 천국 낙원을 확증하십니다. 우도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큰 반전이며, 정말 놀라운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우도 사건을 묵상하노라면 오늘 복음 말씀 가운데 포도밭 주인으로 등장하는 하느님의 처신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처사는 정말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정의롭고 공평무사했습니다.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전 9시부터 일한 사람들에게 그들과 맺은 근로계약서에 따라 정확히 임금을 지불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정의만, 원칙만, 법만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정의의 하느님이신 동시에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 연민과 측은지심의 하느님이십니다. 오후 5시에 온 사람들에게도 큰마음으로 똑같은 임금을 지불하십니다.

 

    오늘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연히 열심히 신앙 생활해 나가는 사람들, 계명에 충실한 사람들, 충만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정도를 걷는 사람들을 축복하시며 크게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 인생이 꼬이고 꼬인 사람들, 나름대로 한번 살아보려고 기를 썼지만 잘 안 풀리는 사람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당신 사랑의 손길을 계속 펼치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처신은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이웃들과의 만남과 관계 안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줘야 할 정답입니다.

 

    정의와 자비가 함께 가야 합니다. 원칙과 관용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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