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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820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0 조회수350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8월 20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1-12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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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모세의 자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집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이름을 처음으로 듣게 되고, 이집트를 탈출하며 민족의 구원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법으로 삶으로 알아듣게 된 기회를 준 사람이 모세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얼굴을 뵙고도 죽지 않은 사람이며 하느님과 사람을 직접 연결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사람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전하고, 하느님께 사람들을 위해 간청하고, 또한 하느님의 뜻을 백성들에게 가르침으로 법으로 세워주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에게 하는 이야기는 곧 하느님께서 들으시는 이야기가 되었으며 모세의 가르침은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간주 할 수 있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는 이야기는 그들이 하느님을 드러내는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하는 말들은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모두 지키고 실행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이 아닌 삶은 따라하지 말라는 말씀이 덧붙여집니다. 그리고 단호하게 그들을 단정지으십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자신의 자리에 맡겨진 일은 하되 그 일의 내용은 자신의 것으로 이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말은 하고 가르치는데 그 가르침의 몫은 자신의 것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입으로 발음은 하되, 그것이 자신조차도 살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사람들이 그러한 삶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주어져 있는 모든 것을 자신의 행복한 삶을 누리는 수단으로 여기고 행동함까지 드러내십니다.

살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의 입에 머무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 하느님이 그 사람의 권력과 권위와 치장거리가 되어 버리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합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나름대로 모세의 자리, 아니 이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라 불리는 곳에 머무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매일, 매주 아니 그들이 서는 모든 자리에서 하느님의 이름을 꺼내어 들고 강론을, 설교를, 교리를 가르칩니다. 그들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다시 풀이하지 않아도 같은 기준으로 와 닿을겁니다. 


과연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예수님이 다시 우리를 보시고 입을 여신다면 과연 옛날의 이 말씀과 얼마나 평가가 달라졌을까요?


단순히 똑같다는 이야기로만 말하고 지나칠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수 없이 많은 이들이 그 자리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한결같은 직무를 놓고 고민하고 실행하며 더불어 자신의 삶을 놓고도 매일 매일을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이들과 함께 하루를 살고 있기에 그 모든 것을 예수님의 말씀에 빗대어 단순히 평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가 아닌 그들의 말을 듣는 이들에게 주신 말씀인지라 이 말씀을 들은 모세의 자리가 아닌 곳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면 명심하면 될 일이지만  동시에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은 이 말씀을 놓고 자신의 입에 있는, 의자에 있는 가치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놓고 생각해봐야 할 가르침이 됩니다. 분명히 시간이 지나서 시대도 문화도 모습도 많이 변했지만 예수님의 말씀 어느 하나도 비켜갈 수 없는 일들이 이 시대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의 스승으로까지 불리는 모세의,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먼저 그들이 가르치는 것이 그들 삶이 가르침에 마땅해야 가르칠 수 있다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겸손한 자세인 듯 보이는 "나도 잘 못하는데.... 남을 어떻게..."라는 가치는 우리가 가르치는 것이 하느님에게서 왔다는 것을 명심하는 순간 사라져야 합니다. 

우리가 따르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누구도 온전히 살아서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 중 누구는 그 가르침을 가르치면서 파악해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들으면서 깨우쳐야 합니다. 말하는 것은 직무이지만 그 내용을 살아가는 것에는 누구도 더 빠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 같은 세상이라면 가르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그 가르침을 실행하기에 더 빠른 현실을 직면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 직무에 관한 어떤 것도 시작도 마침도 하느님께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그 자리에 걸맞는 어떤 행동이나 옷을 갖추는 것, 또한 호칭의 예의 등으로 하느님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그 직무의 정신을 잊지 않고 살기 위해 만들어 갖춘 문화임을 기억하고 그것으로 자신을 드러냄이 아니라 자신을 잘 새기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자신이 지닌 가치가 모세나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자신의 입을 열어 하느님이 주신 것을 세상이 알게 하는 것에 열심하고 혹여 자신의 삶이 그 가르침에 따르는 것에 부족함이 있다면 하느님께 나아가는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임을 고백함으로써 가르침을 받는 이들과 같은 자리에서 하느님을 향해 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족함을 이유로 가르침을 중단해서도 당연한 인간적 결함이라 마음대로 살아서도 안될 것입니다. 또한 그럼에도 그 자리가 풍기는 이미지로 자신의 안락한 삶을 추구하고 하느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힘인양 권위로 바꾸고 누려도 안 될 것입니다. 


사람을 뽑아 세우신 하느님의 기준은 지금까지도 오직 그분에게만 있는 것이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못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뽑힌 사람도,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도 한결같이 만나는 분은 하느님 한 분임을 기억하고 우리에게 전해지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모두가 같은 자리에서 실천하고 사랑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어떤 사람은 불쾌하고, 어떤 사람은 부끄러워하며, 또 어떤 사람은 통쾌하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주님의 가르침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주님이 정말 말씀하려 하신 것은 잘못된 이를 나무라고 그들을 자리에서 내려치심이 아닙니다. 정말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도 바리사이도 그들이 입을 말하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주님의 바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듣기는 하지만 한 번도 그 실천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들은 바를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여 하느님의 뜻을 바로 세우는 것이 주님의 바람입니다. 



어떤 자리에 있든 주님의 단 하나의 바람에 하나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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