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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21일 야곱의 우물- 마태16,13-20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1 조회수384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13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18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한 참된 인식을 주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마태 16,13­20은 예수님 공생활의 전환점을 이루는 대목입니다. 예수님은 개인적으로 제자들에게 당신의 정체에 대해 물으시고, 이후 제자들에게 당신이 가셔야 할 메시아의 길에 대해 드러내 놓고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1. 사람의 아들, 그리스도, 살아 있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은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13절) 하고 물으십니다. 예수님은 이 물음에서 당신의 정체를 ‘사람의 아들’과 동일시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마지막 때에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분, 영광스러운 인물입니다.(다니 7,13 이하 참조) 예수님의 물음에 제자들이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 등으로 대답한 것은 제자들이 아직도 그분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드로의 답변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절) 이 구절에서 ‘하느님의 아드님’과 ‘그리스도’라는 칭호는 동의어인데,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메시아임을 가리킵니다. ‘메시아’를 ‘하느님의 아드님’과 같게 여기는 것은 구약성경의 배경에 비추어 보면 놀랍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몇몇 경우에, 이 칭호가 단지 ‘메시아’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서 마태오는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칭호를 단순히 이스라엘의 메시아에만 제한하지 않고, 하느님과 그 아드님 예수의 특별하고 독특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예수님은 메시아 이상이신 분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사람들에게 경배받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 말미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백인대장이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27,54)라고 했던 고백은, 비록 그가 이 말의 의미를 완전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메시아 이상의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태오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후의 완전한 계시에 비추어, 독자가 ‘하느님의 아들’이란 말을 이해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메시아가 아닙니다. 그분은 아버지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아버지처럼 신성한 분입니다. 그분은 인간의 경배를 받는 분이십니다.
2.“너는 베드로이다….”
예수님은 장엄하게 베드로의 고백을 긍정하시고 그에게 사명을 주시는데, 그 사명의 특징은 세 가지 단어 ‘반석’, ‘열쇠’, ‘매고 풀다’라는 말에 담겨 있습니다. 첫째, 베드로는 예수님의 교회가 세워지는 반석입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 여기서 ‘반석’은 베드로가 한 신앙고백의 ‘말’이 아니라 ‘베드로 자신’을 가리킵니다. 이사 51,1­2에서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백성이 떨어져 나온 반석으로 간주되는데, 아마도 오늘 복음에서 교회의 반석인 베드로의 역할을 이해하는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십니다. 열쇠의 기능은 열고 잠그는 것인데, ‘열쇠’는 성경에서 어느 분야에서든지 권위를 상징합니다. 베드로는 이제 그리스도의 말씀이 통과하는 터널이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구원자이신 스승을 따르는 베드로의 행동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계속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셋째,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매고 푸는 것’, 곧 다스릴 권한을 주십니다. 복음서에서 매고 푼다는 것은 죄의 용서와 거부, 올바르거나 잘못된 가르침을 포함하여 허용되거나 금지된 행위에 대한 권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예수님 당신이 메시아라는 것을 진실로 믿지 않아서도 아니고,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당시 상황에서 예수님의 메시아 사명을 정치적인 것으로 오해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유다 전통에서 메시아는 왕으로 다스리고, 그의 주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이방인을 이스라엘에서 추방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군사적 힘이 아니라 고통과 죽음을 통해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메시아입니다. 그분의 왕국은 칼이 아니라 희생적인 사랑으로 성취될 것입니다.

묵상(Meditatio)
성경의 인물 가운데 베드로는 가장 구체적으로 신앙의 여정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베드로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신앙을 고백하지만(16,13­20), 수난 중에 예수님을 부인하고(26,69-75), 부활 후에는 사랑을 고백합니다(요한 21,17).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첫 체험, 신앙고백을 듣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를 첫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13절) 하고 다시 질문하십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에게 어떤 분이십니까?

기도(Oratio)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송합니다. 신들 앞에서 당신께 찬미노래 부릅니다.(시편 138,1)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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