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의 불행선언이 계속된다. 모든 행복의 근원이신 분으로부터 불행하다는 말을 몇 차례씩이나 듣고 앉았으니 과연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얼마나 불행한 존재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동시에 나도 그 불행한 길에서 벗어나 얼마나 행복 자체이신 그분께 가깝게 다가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짧은 신앙생활과 사목생활을 돌이켜 볼 때, 행복이란 늘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안고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말은 틀에 박힌 인사치레의 감사가 아니라 가슴 시릴 만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말한다.
이렇게 마음속 깊이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 감사할 때 자연히 기쁨이 솟아나고, 이 기쁨이 충만해질 때 사람은 행복과 평화를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다. 반대로 감사 없는 기쁨, 기쁨 없는 행복과 평화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 모든 것이 한 분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적 선의 모든 말마디는 하느님을 가리키는 언어적 표현의 차이일 뿐, 그 가운데 무엇 하나라도 꾸준히 추구하면서 살다 보면 인생길의 어느 모퉁이에서, 어느 찻집에서 하느님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 사람들은 오늘도 행복해지기 위해 돈과 명예와 권력과 쾌락을 쫓으며 살아간다. 그것만 있으면 자연히 행복이 따라오리란 큰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지만 그들한테도 배울 점은 있다. 자신들이 구하고자 하는 것에 온 힘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참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내 일상의 구석구석을 뒤져서라도 잊고 있던 감사라는 보물을 애써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김기영 신부(부산교구 해외선교: 일본 히로시마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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