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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8-24 조회수875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8월 24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Do you believe
because I told you that I saw you under the fig tree?
You will see greater things than this.
(Jn.1.50)
 
 
 
제1독서 요한 묵시록 21,9ㄴ-14
복음 요한 1,45-51

지난 주일에는 가족회의 때문에 대전을 그리고 그저께부터 이틀 동안은 강원도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모두 직접 운전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한 거리를 운전한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일부터 어제까지 운전한 거리만 따져 봐도 거의 7~800Km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예전 같으면 지도책을 보면서 운전을 했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내비게이션이라는 것이 있어서 손쉽게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다보니 스스로 길 찾는 것이 어두워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바로 내비게이션 의존증에 심각하게 빠져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내비게이션이 편하게 길을 찾으라고 있는 거지, 설마 고생하라고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이겠어?”라고 말하면서 철저하게 내비게이션의 음성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따라했다가 그저께 강원도로 운전하면서 큰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글쎄 내비게이션이 꽉 막히는 서울 한가운데로 저를 안내하는 것입니다. ‘막힐텐데...’ 하면서도 색다른 길이 있어서 안내하는 것이겠지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꽉 막히는 서울 한가운데로 안내해서 엄청나게 시간낭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갈 때 고생을 했으니 올 때에는 어떻게 했을까요? 당연히 올 때에는 내비게이션의 음성보다는 묵었던 숙소 주인의 안내를 기억하면서 오다보니 훨씬 빨리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보다 기계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참 많지요. 그러나 기계보다 사람이 더 나을 때도 많은 법입니다. 따라서 고정관념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졌을 때, 우리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편안히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입니다. 바르톨로메오는 성경 안에서 나타나엘과 동일 인물로 보고 있지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는 나타나엘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나타나엘은 예수님을 철저하게 기다렸던 사람이었음을 예수님의 말씀 중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사람은 메시아를 기다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갈망하며 찾았던 나타나엘이었지만,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자신의 고정관념에 쌓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메시아를 갈망하며 기다렸지만 바로 앞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 고정관념이 내 눈을 멀게 하고 내 마음을 멀게 하기 때문입니다.

 

운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유향).




마음

강원도 곰배령이라는 곳입니다. 야생화가 끝내주네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면서 동시에 면도를 합니다. 그런데 면도를 거울을 보지 않고서 그냥 제 느낌만으로는 제대로 깎을 수가 없습니다. 들 깎이는 부분이 생겨서 영 보기가 싫거든요. 그래서 거울에 비춰진 제 얼굴을 꼼꼼하게 바라보면서 면도를 합니다. 그래야 깎이지 않는 부분 하나 없이 말끔한 내 얼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면도도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지 않고서 깎으면 꼼꼼하게 깎는다고 해도 이상한 부분이 꼭 생기는 것처럼, 내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이상한 모습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즉,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쫓아가도록 내 마음이 인도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얼굴을 거울에 비춰서 면도를 하듯이, 내 마음을 어딘가에 비춰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비춰야 할까요? 바로 주님께 비춰야 합니다. 주님께 기도하고, 주님을 묵상하며, 주님에 대한 영적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음으로 인해 우리들은 내 마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이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은 참 많은 차이가 생긴다고 하지요. 바로 내 자신이 내 마음의 조정사가 되어 멋진 인생, 행복한 인생으로 나를 인도해야 할 것입니다.
 
 
 
maysecond -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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