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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8-25
조회수
881
추천수
19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8월 25일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Stay awake!
For you do not know on which day your Lord will come.
Be sure of this: if the master of the house
had known the hour of night when the thief was coming,
he would have stayed awake
and not let his house be broken into.
(Mt.24,42-43)
제1독서 1테살 3,7-13
복음 마태 24,41-51
이제 오늘부터 다시 아침운동으로 자전거를 타기 위해, 어제 저녁 자전거 정비를 했습니다. 지난주의 제주도 자전거 일주 후 한 번도 정비를 하지 않았거든요. 사실 별다른 정비가 필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제주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정비를 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우선 비행기로 실어 나르기 위해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을 했는데, 너트가 제대로 조여져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바퀴의 타이어 바람도 많이 빠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기름칠을 하지 않아서 듣기 싫은 소리가 계속해서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젯밤 시간을 내서 조이고 칠하고 닦으면서 정비를 했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했기 때문에, 이제 잠시 후 날이 밝으면 곧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입니다.
“행운은 준비된 자가 기회를 만날 때 오는 것입니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준비를 한 사람과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은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준비의 시간보다는 스스로 즐기고 노는 쾌락적인 시간을 보내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바라는 행운을 나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7월과 8월은 저에게 있어 무척이나 한가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도 별로 없으며, 성소국의 몇 가지 업무 외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달입니다. 그러나 7월과 8월은 저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9월부터 이곳저곳에서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즉 7월과 8월은 이 강의의 준비를 위한 소중한 시간인 것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강의를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강의하는 시간의 몇 배를 준비해야 겨우 그 강의 시간을 채울 수가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일에 대한 준비만 하면 그만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곳이라 말할 수 있는 하느님 나라에 갈 준비 역시 조금도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 더군다나 이 하느님 나라는 언제 갈지 모르는 나라입니다. 또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 지도 알 수 없는 나라입니다. 단지 주님께서는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늘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실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러한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 법이 아닌 미국 법을 들먹이면서 미국 법대로 하자면 어떨까요? 아마도 너희 나라가서 너희 법대로 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법을 따라야 할까요? 당연히 하느님의 법을 따라야 들어갈 수 있는 나라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사랑의 말씀과 행적들. 그 모습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우리 역시 하느님의 법을 따르는 것이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왜 세상의 법을 하느님 앞에서 내세우려고만 할까요?
이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조금만 준비해도 된다는 안일한 마음이 아니라, 확실하게 그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할 때 우리들이 꿈꿨던 영원한 생명은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기회는 언제나 몸으로 잡아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당신의 장래를 상상으로 꿈꾸어 봐야 그것이 당신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미키이)
쉬는 것도 훌륭한 준비이다
일만 할 수 없습니다. 쉴 때도 필요합니다
.
무작정 빨리 달리기만 하는 사람의 인생은 숨이 차서 오래 달리지 못하겠지요. 그래서 쉼은 또 하나의 훌륭한 준비입니다.
지금이야 말하는 것을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지만, 신학생 때만 해도 말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남들 앞에만 서면 얼마나 가슴이 쿵탕거리고 떨리는지 모릅니다. 특히 남들 앞에서 독서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견딜 수 없는 불안감을 간직하며 며칠을 살아야만 했었습니다. 글씨를 읽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남들 앞에서 글만 읽으려 하면 정말로 힘들었거든요. 말을 하는 것은 약간 더듬거려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지만, 그냥 책을 읽는 것도 더듬거리면 거의 바보 취급을 받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신학생 때 했던 방법은 책에 사선으로 쉬는 곳을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쉬는 곳을 표시해두면 비록 느리게는 읽어도 떠는 것을 줄이고 또박또박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악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쉼표라고 하지요. 우리의 삶 안에서도 쉼은 매우 중요합니다. 힘찬 도약을 위한 잠시의 자기 점검 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쉼표 없이 무작정 빨리 달리기만 하는 사람의 인생은 숨이 차서 오래 달리지 못하겠지요. 그래서 쉼은 또 하나의 훌륭한 준비입니다.
Koen De Wolf -
Sensi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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