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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밖으로는 호수(湖水), 안으로는 강(江) - 9.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1 조회수368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9.1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콜로1,9-14 루카5,1-11

 

 

 

 

 

밖으로는 호수(湖水), 안으로는 강(江)

 

 

 

 

밖으로는 호수, 안으로는 강으로 살아가는 우리 분도회 수도승들입니다.

 

오늘 복음은 겐네사렛 호수를 중심 무대로 하여 사건이 펼쳐집니다.

호수를 통해 정주의 우리 수도원을 묵상했습니다.

강이나 바다와는 달리 폐쇄된 공간의 호수가

정주의 수도원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터인 호수에서의 어부들의 삶은 참 단조로운 반복의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죽을 때 까지 평생 일터인 호수에서 고기잡이 어부로 살아간다는 것,

때로 답답하여 벗어나고 도 싶을 것입니다.

 

바로 이게 우리 모두의 삶을 상징합니다.

일정한 공간에서 정주의 삶을 사는 우리 수도승들은 물론이고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 활동 무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단조로운 반복의 일과를 살아냅니다.

주님을 만날 때 황홀한 일탈의 내적 자유입니다.

어부들의 심중을 헤아리신 주님께서 먼저 구원의 손길을 내밉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깊은 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만나면

그 어디나 풍부한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릴 수 있는 깊은 데입니다.

내 몸담고 있는 호수 같은 이 수도원이 우주요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즉시 심경을 고백하는 시몬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주님이 함께 하지 않을 때 그 어디나 얕은 데입니다.

공허하고 무의미한 삶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의 공허는 여전합니다.

주님을 만나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실행한 순간

엄청난 고기를 잡은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주님께 순종할 때

공허한 삶은 의미 충만한 삶으로 변모됨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주님을 만나는 순간 스승님이란 호칭은 즉시 주님이란 호칭으로 바뀝니다.

주님은 우리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죄인으로서 참 나를 발견한, 겸손한 시몬입니다.

 

이런 주님 체험 있어 자아초월의 내적 자유입니다.

바로 사도 바오로는 콜로새 교회의 교우들이

이런 주님과의 끊임없는 만남으로 내적 자유를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이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주님과 만남의 체험으로 하느님을 아는 지식이 자랄수록 증대되는

내적 자유에 충만한 삶입니다.

호수 같은 환경 안에서도 마음은 바다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체험해도 때로는 사막 같은 시간을 살아내야 할 때도 많지만

이런 주님과 만남의 체험이 인내력의 원천이 됩니다.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이 미사 중 주님과 만남의 은총으로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견디어 내며 정주생활에 항구할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다음 시몬에게 하신 말씀이 또 중요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시몬과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주님의 말씀에 즉각 순종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호수에서 강으로의 운명적 전환의 순간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끊임없이 자기로부터 떠나는 내적여정의 길에 오른 베드로입니다.

 

우리 역시 밖에서 볼 때는 호수 같은 정주의 삶이지만

내적으로는 복음의 제자들처럼 끊임없이 주님을 따라 나서는

맑게 흐르는 강 같은 삶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가장 깊은 데에서 당신을 만난 우리를

당신의 생명과 빛으로 충만케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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