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때’를 안다는 것, ‘때’를 맞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해야 할 때 하지 않았거나 또는 하지 말아야 할 때 굳이 그것을 하는 바람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시간적으로 때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때’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하느님 뜻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그런데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이라는 ‘때’의 근본 의미를 도무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안식일에 병을 고쳐준다는 이유로 ‘감히’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고발하려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안식일, 사람을 위해 마련된 안식일이어야 하는데, 그들은 안식일 법을 지켜야 한다는 욕심과 자기만족에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율법의 정신, 안식일의 정신을 일깨워 주십니다. 바로 ‘그 기적을 행할 때’가 온 것입니다. 결국은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오그라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치유 받아야 할 처지임을 드러내십니다. 이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뿐 아니라 마음이 오그라든 이들의 치유까지도 빠짐없이 감싸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분명 다 헤아리고 계십니다. 아니, 어쩌면 이제는 그분의 뜻이 온통 우리에게 집중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뒤틀리고, 때로는 닫혀있거나 오그라든 우리의 마음이 치유되길 바라시며….
잊지 마십시오. 그분의 뜻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납니다.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처럼 오그라든 마음으로 ‘감히’ 그분의 뜻을 축소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청해야 할 ‘때’입니다. 분명 치유는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그분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장세창 신부(대구대교구 대봉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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