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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타인과 비교 하지 않는 .../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6 조회수62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너는 고귀하고 뛰어나다
 

이탈리아 말을 배우기 시작한지 두 달 반이 다 되어간다.

지난 한 주간 동안은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몇 번쯤은 경험해야 한다는 언어의 혼란기를 겪었다.

갑자기 동사 활용이 뒤죽박죽되어 한참을 생각해야만 간신히 한 문장을 제대로 말할 수 있었고,

또 갑자기 귀가 완전히 막힌 듯 이탈리아 말들이 처음처럼 생소하게 들려왔다.

이런 시기가 오리라는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지난 한 주간 동안은 영 맘이 편치 않았다.

선생님한테 말씀을 드리고 한 단계 낮은 레벨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누구나 다 그런때가 있다면서 기다려보자는 답변만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처음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는 워낙 아는 게 많지 않아서 카오스 상태가 될래야 될 수도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어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때,

우리들 뇌 스스로가 입과 귀를 차단시켜 어느 정도 휴식과 정리를 한다는 것이다.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당연한 이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 한 주간 동안

영 맘이 평화롭지를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나를 남과 비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반에 있는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말하는 학생들의 실력이 나보다 월등하게 진보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영 나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내가 왜 그들보다 못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당연히 불편한 맘으로 하느님을 대면할 수 밖에 없는 시간들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아버지께서는 내가 여전히 얼마나 교만한 인간인지를 깨우쳐 주셨다.

왜 나와 타인을, 그리고 무엇을 비교하고 하는가?

타인과 나의 무엇인가를 비교하여 내가 여전히 그 보다 우수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흐뭇해 하는 것은 그 인간의 지독한 교만함과 우둔함에서 비롯된 거짓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세상과 인류를 위해 희생, 봉사하고 있다.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 철저히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열쇠이며 척도라는 것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러한 희생과 봉사가 남과 비교되어질 수 있는 인간적 가치인가?

아버지가 하나 뿐인 아들을 바치고, 아들 역시 하나 뿐인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희생으로 마침내 비롯된 구원과 사랑의 역사가 완전하고 절대적이듯,

우리를 진정으로 해방시키는 희생과 봉사 역시 완전하고 절대적이다.

내가 너를 위해 바치는 희생과 봉사의 정신은 결코 네 것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크거나 작지 않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베풀어지는 타인을 향한 순수한 희생과 사랑은 이미 하느님의 영역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기에 완전하고 절대적이다.

그것들은 결코 다른 것과 비교될 수 없는 신적 가치들인 것이다.

그럼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누구와 무엇을 위한 일인지를......

나는 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이탈리아를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잠시 잊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행하고 있든지 그것이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과 봉사에 맞닿아 있다면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면 될 뿐 그는 결코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하느님의 모상을 담고 있는 타인의 고귀함을 본다. 고귀한 그의 장점과 하느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재능을 본다.

제대로 열린 눈과 마음으로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각각 너무나 고귀하고 뛰어나다.

하느님 없이 나는 이런 단순한 사실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하느님 없이는......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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