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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6일 야곱의 우물- 루카6,12-19 묵상/ 뜸 들이는 시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06 조회수463 추천수3 반대(0) 신고
뜸 들이는 시간

12그 무렵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주었기 때문이다.
 
 
 
 
◆ 유명한 연극이나 영화 등에서 사실 처음부터 주연이 되는 배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 조연을 거치며 어느 정도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떤 역할이든 확실히 소화할 수 있어야 주연이 될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과정 없이 돈이나 다른 사람의 ‘백’으로 큰 역할을 차지하려는 이들은 결국 실패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비단 연예인들 경우만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의 현실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결코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주연이어야 하는데 ‘왜 조연으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스스로 실망하거나 아쉬워하는 것은 너무나 바보 같은 착각입니다. 착각은 결코 자유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과 이웃을 괴롭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착각 때문에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복음에 등장하는 열두 사도 또한 처음에는 모두 조연으로 뽑혔습니다. 그저 예수님을 돕기 위해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들도 언젠가는 주연이 될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그들이 영적으로 ‘뜸 들일 기회’를 주셨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까지도 허락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스승님께서 ‘주셨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진실’입니다.
 
그처럼 열두 제자는 자신의 본분을 기억하며 살았기에 사도가 되었고, 초대교회의 주연, 곧 지도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조연인데 ‘주연인 듯’ 행동하고, 주연인데 ‘조연처럼’ 처신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안타까운 착각을 깨지 못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 모습은 어떻습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모습 그대로 주님께 나아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까?

 

장세창 신부(대구대교구 대봉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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