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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과 양심으로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0 조회수438 추천수12 반대(0) 신고
 
 
 
 

이번 주 한 주간 새벽 미사 주례 신부로 한 주간을 봉사하고 있다.

한국인 주례신부에 필리핀 수녀님의 독서, 이탈리아 신부님의 복음, 잉글랜드와 인도 출신 신부님들이 복사를 서고 또 그 밖의 여러 나라에서 온 사제들이 제의를 입고 신자석에 앉아 있다.

아프리카 출신 신부님들의 다소 거칠고 소박한 제의와 영대, 그리고 인도 출신 신부님들의 제의 밑에 쑥 삐쳐나온 맨발의 발가락들이 아침마다 나를 살짝 미소짓게 하고 있다.

모두가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탓에 정말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는 어느 다른 미사보다도 이렇게 다국적, 다인종, 다문화가 혼합된 미사에서 깊은 영감을 받는다.

언어는 어느 것이라도 좋다. 미사에 참례한 사람들이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면 영어라도, 이탈리아어라도, 스와힐리어라도 또는 한국어라도 상관없다.

서로 많은 다른 조건들 속에서도 내가 이들과 함께 봉헌하는 미사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조화와 관용이다.

그런데 이 조화와 관용을 외적인 공통점이라고는 잘 찾기 힘든 우리 공동체 미사에서 이토록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나는 오늘 미사 중에 그 힘은 바로 하느님 나라를 향한 강한 믿음과 그 믿음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가지는 맑은 양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조화와 관용은 오히려 외적인 차이가 극심하게 드러날 수록 더 요구되는 것이다.

조화와 관용은 오히려 서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사람들에게서만 피어날 수 있는 꽃이다.

또한 그 꽃은 각자의 마음 속에 진리는 결국 승리하고 말 것이라는 강한 믿음과 그 믿음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맑은 양심에의 의지라는 뿌리를 깊게 박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다.

한 없는 혼돈 속의 이 세상을 위해, 어지러울 만큼 서로 다른 우리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이렇듯 강하게 그 분 안의 기쁨과 평화를 느낄 수 있음은 나로하여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일깨워 준다.

하느님 나라를 향한 믿음과 이 세상을 지키는 맑은 양심으로......

아멘!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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