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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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9-10 | 조회수747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루카 6,43-49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좋은 나무로 서기 위해>
당도가 아주 높고 품질 좋은 과일 생산해내기로 유명한 한 과수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과일나무에는 보기만 해도 탐스런 알찬 과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지요.
오다가다 들른 우리 같은 사람은 그저 보기 좋다, 잘도 가꿨다, 하고 말지만, 좋은 과실수로 만들기 위한 주인내외의 노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른 봄부터 정신없이 바쁘답니다. 쓸모없는 가지들은 가차없이 잘라내야 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답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마다 퇴비며 비료를 주는데,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튼실한 과일이 주렁주렁 달리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에 앞서 일조량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긴 장마라도 오게 되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1등급을 만들기 위해서는 흠이 하나도 없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일이 싸주어야 합니다. 새들의 공격도 막아야지, 병충해의 공격도 막아야지...
우리 역시 좋은 결실을 수도 없이 맺는 좋은 나무로 성장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으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좋은 나무로 선다는 것, 그냥 말로만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좋은 나무가 된다는 것,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알찬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그냥 내버려둬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좋은 나무로 서기 위해 다른 무엇에 앞서 ‘말씀에 대한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언행일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생활화, 말씀의 내면화, 일과 기도의 조화, 생각과 삶의 동일화...
예수님께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시며 그들의 부족함을 신랄하게 고발한 대상들이 있었는데,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치명적인 결점 하나가 바로 언행의 불일치, 일과 기도의 부조화, 말씀과 생활의 이원화였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그들은 말은 얼마나 번지르르 잘 했는지 모릅니다. 좋은 생각,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삶이 뒤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복음이 지닌 본질적인 측면 한 가지는 움직이는 것입니다. 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활활 불타올라야 하는 것입니다. 점점 동심원을 그리며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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