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스님이 어느 날 불쌍한 생쥐 한 마리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생쥐가 그 집 고양이 때문에 고민에 빠졌고, 생쥐는 고양이로 변하게 해 달라고 스님에게 애원했습니다. 스님은 마지못해 그 소망을 들어주었지만, 또다시 큰 개와 마주치자 개가, 이어 호랑이와 마주치자 호랑이가 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로 변한 생쥐는 다시 마당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와 마주치자 그 고양이보다 훨씬 더 겁에 질려 방으로 숨었습니다.
스님은 크게 웃으며 생쥐에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네가 갖고 있는 생쥐의 마음이다. 네가 아무리 고양이나 개나 호랑이로 변해도 너는 언제나 고양이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너는 생쥐의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 디안느 바르바라의 「작은 생쥐와 큰 스님」이야기를 요약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마음임을 가르쳐 주는 의미 있는 동화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안에 더 큰 가르침이 있습니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고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행하고 선택하고 판단하고 있습니까? 지금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내 마음속 깊은 곳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렇게 드러난 우리 마음이 현세에서는 물론 영원한 나라에서 맺게 될 좋고 나쁜 열매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튼튼한 반석 위에 집을 짓느냐 아니면 이내 무너질 모래 위에 집을 짓느냐?’와 같은 문제입니다. 어떤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야고보 사도는 “그대에게는 믿음이 있고 나에게는 실천이 있소. 나에게 실천 없는 그대의 믿음을 보여주십시오. 나는 실천으로 나의 믿음을 보여주겠습니다.”(야고 2,18)라고 하시고, 주님께서는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라고 하십니다.
장세창 신부(대구대교구 대봉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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