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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것이 인생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2 조회수475 추천수9 반대(0) 신고
 
 
 
 
민박집 삐끼

인도 신부님들과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손으로 퍼먹는 카레 밥과 닭고기를 나눠 먹고 여름을 나기 위해 독일로 떠나는 한 인도 신부를 배웅하기 위해 로마 중앙역에 나갔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도착하느라 북적거리는 역사에 서서 기차를 기다리며 그 신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신부가 먼저 나에게 말했다.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래."

"어떤 여행? 이번 여름을 잘 보내라고? 아니면 좋은 인생 여행이 되라고? 하하하"

"둘 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넌 여행을 좋아해?"

"많이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저 그래."

"좀 그렇지?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야."

"내가? 아니면 네가?"

"둘 다."

갑자기 한국 말이 들리는 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이제 막 스물을 넘긴 듯한 남녀 한쌍이 자기들 키만한 배낭을 둘러매고 이리 저리 한참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너무 헤매는 듯하여 다가가서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하고 묻자 대뜸 한다는 소리가 "아, 민박집에서 나왔어요?"이다.

내가 딱 보면 민박집 타잎으로 생겼는지 지난 번에도 한 번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중 나온 민박집 주인아니냐고 묻더니 이번에는 민박집 삐끼다.

"아니예요."

"어머, 죄송해요. 뭐 좀 묻고 싶어서 그런데요, 혹시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아니면 여행객이세요?

"둘 다요."

우리는 항상 여행 중이기도 하고 그 여행 중에 들르게 된 이 별에서 항상 사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사는 것이 커다란 여행이기도 하고 떠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 반복이 끝날 때는 우리들 인생 역시 끝이다.

여름 석달을 나기 위해 이리 저리 떠돌아다녀야 할 신세지만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뭔가 인생의 의미 또한 깊이 깨달아가는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떠나고 또 돌아와 머무는 일들이 나에게 묶이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한 그 것'이었으면 좋겠다.

머물고 싶지만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 떠나가고, 떠나고 싶지만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남을 수 있는 단백한 인생이었으면 좋겠다.

나이트 클럽 삐끼가 장래 희망인 조카 한 놈이 나중에 이 글을 읽으면 삼촌을 다시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한 눈에 민박집 삐끼로 알아보는 이 삼촌의 실력을 한 번 보여줘야 할텐데......

아무튼 내일 또 먼 여행을 떠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최강신부님 묵상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안내 말씀 드립니다. 신부님 글을 굿뉴스게시판에 올리는 제가 어디를 다녀오기에 이번주 화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최강신부님 묵상글을 옮겨올수 없을거 같습니다.

 돌아와서 9월19일 월요일 부터 신부님 묵상글 계속 올리겠습니다.  혹시 글이 올라오지 않는 동안에 신부님  묵상 글을  계속 읽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카페주소로 직접 가셔서 '최강일기'에 모아져 있는  신부님의 묵상글을 읽으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즐거운 추석 맞이하세요.

http://cafe.daum.net/frchoikang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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