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13일 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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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9-13 | 조회수588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9월 13일 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루카 7,11-17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사랑의 격려의 금실로 짜낸 언어>
갈수록 부담스럽고 힘겨워지는 일상적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강론입니다. 매번 같은 말 반복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나란 인간의 생각이나 사고의 한계도 있고...
적당히 하다가는 준비가 소홀하다는 비난의 화살이 날아오고, 짧게 하면 준비 안한 것 같다고 수군거리고, 좀 잘 준비해서 길게 하면, 맨날 저 양반은 타고난 잔소리꾼이라고 수군거리고...
그런데 오늘 축일은 맞이하는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는 이런 면에서 참으로 남달랐습니다. 그의 강론은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 ‘황금의 입’이란 별칭을 얻어 오늘날까지 모든 설교자, 강론가의 수호성인으로 공경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는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을 간단히 줄여서 요한 금구(金口)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강론을 시작하면 대개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눈을 내리깔거나, 아니면 주보를 펼치거나, 그도 아니라면 공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하거나 그러는데,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가 강론을 시작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일제히 그의 입을 향했다고 합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금실로 짜낸 듯한 품위 있고 가치 있는 말씀, 마음을 흔드는 강렬한 메시지에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강론은 자주 중단되었는데, 그 이유는 주옥같은 말씀이 너무 좋아 사람들은 수시로 박수를 치고 그의 감동적인 말씀에 회개한 사람들이 흘린 감사의 눈물 때문이었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내 입은 어떠한지 돌아봤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주교님의 입에서는 사랑과 격려의 금실로 짜인 아름다운 말들이 매일 흘러나왔는데, 샘물처럼 맑고 달콤한 말들이 매순간 샘솟았는데, 그래서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내는 사랑의 언어를 사용했었는데...
언젠가 하루 온종일 제가 사용하는 언어의 성향을 조사해봤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격려의 말, 사랑의 말, 희망의 말은 몇 마디 되지 않았습니다. 질책의 말, 험담, 뒷담화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 제가 나름대로 세운 계획 세 가지 중에 하나가 ‘남의 말 하지 않기!’였습니다. 한 며칠 잘 지켰는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험담, 뒷담화에 습관이 되어버린 것을 끊기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아가톤 교부처럼 기도 시간과 식사 시간 외에는 자갈을 하나 입에 물어야 할 정도로 끊기 어려운 습관이 ‘남의 말 하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하루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을 본받아 하루 온 종일 우리들의 입에서 사랑의 메시지, 희망과 격려, 기쁨의 말들이 흘러나오길 바랍니다.
우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랑과 위로의 말로 인해 우리 이웃들의 삶이 한층 밝아지고, 행복해지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그런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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