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도자의 자질 - 9.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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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09-13 | 조회수432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11.9.13 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학자(344-407) 기념일 1티모3,1-13 루카7,11-17
지도자의 자질
대권 후보로 강력히 부각되고 있는 안철수 교수의 다음 언급이 화두처럼 남아있습니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물론 겸손의 표현이겠지만 모든 공직의 지도자에게 적용되는 말입니다.
‘대통령’대신 다른 무슨 공직을 넣어도 다 통합니다. 분도 성인 역시 수도원의 중요한 직무인 아빠스와 당가(재무)에 대해 ‘아빠스는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당가는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라는 장에서 직무에 적합한 자질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빠스는, 당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빠스는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가?’ 라는 장의 첫 구절입니다. “수도원을 돌보기에 적합한 아빠스는 항상 그의 호칭을 기억하여 행동으로써 으뜸이란 명칭을 채워야 한다.”
다음 ‘당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의 첫 구절입니다. “수도원의 당가로 선정될 사람은 공동체에서 지혜롭고, 성품이 완숙하고, 절제있고, 많이 먹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부산떨지 않으며, 욕을 하지 않고, 느리지 않으며, 낭비벽이 없고, 오히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전체 공동체를 위하여 아버지처럼 해야 한다.”
지도자의 카리스마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지도자의 자질이나 품성에 대해 말합니다. 비단 지도자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이 경청해야 할 보편적 자질이기도 합니다.
타고나는 자질일 뿐 아니라 은총과 노력에 의해 습득 형성되는 자질이요 품성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똑같이 교회 지도자인 감독(주교)과 봉사자(부제)의 자질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무나 감독을 하는 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자질을 지닌 사람이 감독에 적합합니다.
“감독은 나무랄 데가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절제할 줄 알고 신중하고 단정하며 손님을 잘 대접하고 또 가르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 관대하고 온순하고 돈 욕심이 없으며, 자기 집안을 잘 이끌고 아주 품위있게 자녀들을 순종시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비단 감독뿐 아니라 믿는 모든 가장들이 본받아야 자질이자 덕목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을 살자면 카리스마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이런 한결같은 자질이자 품성이요 자기 관리입니다.
봉사자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자질을 지닌 사람이 봉사자에 적합합니다.
“봉사자들은 마찬가지로 품위가 있어야 하고,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으며, 술에 빠져서도 안 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대로 우리 자신의 자질과 품성을 비춰주는 금과옥조의 말씀들입니다. 비단 지도자뿐 아니라 이런 기본 자질에 품성을 지닌 이들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이요 그리스도입니다.
성경묵상을 통해, 전례를 통해 주님을 만나지만 이런 좋은 자질과 덕을 지닌 사람들을 통해서도 주님을 만납니다.
교회지도자들의 영원한 모델은 오늘 복음의 주님이십니다. 오늘 복음 장면의 대조가 참 인상적입니다. 나인 고을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생명의 빛과 희망’의 행렬과 죽은 외아들을 운구하는 과부와 그 일행의 ‘죽음의 어둠과 절망’의 행렬이 극적으로 조우합니다.
주님은 “울지 마라”과부를 위로하신 후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죽은 청년을 살려내신 후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십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죽음의 어둠과 절망' 행렬은 '생명의 빛과 희망'의 핼렬로 그 운명이 바뀐 과부의 일행들입니다.
바로 이 예수님이 교회 모든 지도자들이 닮아야 할 모델입니다. 주님의 자질을 닮은 지도자들을 만날 때 죽음의 어둠은 생명의 빛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을 목격한 이들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 오셨다.”
하느님은 당신을 닮은 이들을 통해 당신 백성을 찾아오십니다. 어제 읽은 ‘대의 꿈꾸는 안철수, 병든 나라 치유할까’ 라는 글 중 다음 대목이 생각납니다.
-중국에 공화제를 창시한 사상가인 쑨원(孫文) 역시 의사 출신 혁명가다. 그는 사람을 치료하는 의술과 사회를 치료하는 정치의 관계를 이렇게 설파했다. "소의치병(小醫治病), 중의치인(中醫治人), 대의치국(大醫治國)" 작은 의사는 병을 고치고, 더 나은 의사는 사람을 고치고, 진정으로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는 뜻이다.-
진정 주님을 닮은 교회의 지도자들은 병도 고치고 사람도 고치고 나라도 고치는 세 분야의 치유를 망라하고 있다 생각됩니다.
과부의 죽은 외아들을 살려주신 똑같은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찾아오시어 우리의 영육을 치유해 주시고 당신 생명의 빛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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