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14일 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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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9-14 | 조회수792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9월 14일 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요한 3,13-17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십자가, 새 인생이 시작되는 희망의 자리>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지는 정말 중요한 숙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입니다. 십자가가 지닌 제대로 된 의미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십자가가 담고 있는 신비를 깨닫는 일입니다.
십자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루어지고 나면 참으로 놀라운 은총 뒤따르는데, 그것은 바로 고통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신앙인,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신앙인, 무거운 삶의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신앙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은총입니다.
십자가에 대한 정확한 개념 파악이 이루어진 사람의 하루하루는 매일이 천국으로 변화됩니다. 삶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경이로운 일상으로 변화됩니다. 매일 만나는 주변 사람들은 아름다운 하느님의 모상으로 거듭납니다.
십자가에 높이높이 매달리셨던 예수님, 사람들은 그의 몰골을 보고 기막혀했습니다. 너무나 끔직해서 혀를 내둘렀고, 치를 떨었습니다. 다들 철저한 실패의 인생으로 단정했습니다. 완벽한 패배자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어떻게 이해합니까? 예수님께서 매달리셨던 십자가는 더 이상 실패와 절망, 낙담과 좌절의 자리로 여기지 않습니다. 더 이상 십자가는 인생 종치는 자리, 삶이 끝나는 막장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보다 십자가는 새 인생이 시작되는 희망의 자리, 쇄신과 거듭남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새 출발의 자리, 작은 죽음을 통해 더 큰 생명을 획득하는 은총의 자리, 한 사람의 희생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생명을 얻는 축제의 자리로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이해했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예수님 시대, 유다 사람들은 곧 도래하실 메시아에게서 기대했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 모습은 다름 아닌 능력의 메시아였습니다. 권능의 메시아, 힘의 메시아, 정치적인 메시아, 암울한 현실로부터 해방시켜줄 승리의 메시아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아, 예수님의 모습은 어땠습니까?
그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모습,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곳에 서 있는 낮은 자의 모습,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이의 모습, 결국 십자가 위에 높이 매달리신 가장 슬픈 모습의 메시아였습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앙을 이해하기 위한 최종적인 열쇠는 다름 아닌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살아가시면서 신앙의 의혹이 들 때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셔야 합니다.
신앙생활 해나가시면서 여러 가지로 이해 안 될 때가 있을 것입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셔야 합니다.
정말 억울한 일, 정말 기가 막힌 일을 겪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 역시 어쩔 수 없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셔야 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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