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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14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14 조회수309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3-17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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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오늘은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우리가 늘 가까이 하는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는 날이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놓인 각자 자신을 생각할 때 심판을 생각합니다.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지는 죽음 이후의 삶의 갈래길에서 하느님은 항상 우리의 심판관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천국을 바라긴 하지만 그보다 지옥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죽어서 만나는 심판 이전에 살아서 하느님을 만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증거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이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살아서 만난 하느님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그것도 당신이 선택하여 세우신 민족들의 손으로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우리가 심판자로 생각하는 하느님께서 당신이 선택하시고, 당신을 안다는 이들에게 심판을 받으셨고 그 심판이 세상에서의 죽음이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심판의 내용은 다름아닌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는 이 이야기는 하느님을 믿는다 말하지만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이 벌인 죄 없는 사람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이가 그의 죽음을 보고 다시는 하느님의 진실을 따르지 못하게 하려고 치욕스런 형벌인 십자가를 선택했습니다. 



결국 십자가는 치욕의 형벌이었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그 뜻이 바뀌었습니다. 저 사람처럼 살면 죽게 된다는 선언이 바뀐 것입니다. 그들이 하느님을 모독한 죄로 죽인 이가 하느님의 능력으로 살아나면서 거짓말이 드러나고 오히려 십자가에 달린 저 사람이 살았던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이었다는 것이 선포된 것입니다. 


이 사람이 살아났을 때 그 다음의 순서는 무엇이었을까요? 자신을 죽인 이들에 대한 보복이었을까요? 그것이 심판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요한 복음은 이 십자가를 통한 사건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셔서 죽음에 이른 것이 세상을 구원받게 하시려는 뜻이었다고 말하는 요한 복음의 정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과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세상의 잘못을 드러내어 그들을 심판하시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세상이 자신들의 모습을 깨닫고 아들의 삶을 믿고 따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삶의 모습을 찾게 하시려는 뜻이었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은 말씀 하나로 모든 이의 생각까지도 바꾸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 하느님이 이 세상을 구하시려 사용하신 방법은 놀랍게도 당신을 희생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당신 뜻에 무서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깨닫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서 무서운 불의 심판을 머리 속에 두고 살지만 하느님은 당신 아들을 희생시켜 우리가 가는 길의 잘못을 보게 하시고, 다시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심판이 아니라 구원이라는 것은 무서운 하느님이 사랑의 하느님으로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십자가가 치욕스런 죽음이었다가 사랑의 극치가 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하느님의 심판 앞에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삶 앞에서조차 늘 죄인이라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늘 십자가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장신구처럼 달고 다니는 그 십자가에는 어김없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하느님의 아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머리에 떠올리며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 현양 축일, 이제 우리 모두가 그 십자가를 부끄럽지 않게 지니고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입니다. 우리를 심판 앞에 세워놓고 저울질 하기 전, 우리의 심판에 희생당하시고도 우리를 사랑하시어 구원하시려는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는 즐거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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