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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18
조회수
734
추천수
15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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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18일 연중 제25주일
For my thoughts are not your thoughts,
nor are your ways my ways, says the LORD.
(Is.55.,8)
제1독서 이사야 55,6-9
제2독서 필리피 1,20ㄷ-24.27ㄱ
복음 마태오 20,1-16
몇 년 전에 이집트의 시나이 산을 오른 적이 있습니다. 성지순례를 갔다가 시나이 산에서 일출을 보고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었지요. 힘들게 정상에 올라갔고, 그곳에서 우리는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떠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춥고, 배고프고, 졸리고……. 기다림의 시간은 매우 지루했고,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큰 소리로 “뜬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시나이 산의 정상에서 바라 본 일출은 너무나도 멋졌습니다. 하지만 일출은 너무 짧아서 기다린 시간에 비해서 너무나 빨리 순식간에 지나가더군요. 그래도 일출의 짧은 그 순간을 보고 나니 얼마나 흐뭇하던 지요. 정상까지 올라갔던 그 시간들이 아깝지 않았고, 춥고 배고프고 졸렸던 그 순간 역시 멋진 일출의 모습을 보고 난 뒤 다 잊어졌습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이렇지 않습니까? 영광의 한 순간은 우리의 모든 고통과 시련을 잊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고통과 시련이 가득할 때에는 시간이 참으로 늦게 지나가는 것처럼 생각되지요. 하지만 기쁘고 즐거울 때에는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요?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라는 하루이지만, 나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특히 고통과 시련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싸움을 포기하고 병자가 되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그래서 쉽게 포기하려하고 또 자신의 일을 남들이 대신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마음에서 어떻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겠습니까?
그러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앞을 헤쳐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은총과 사랑도 충만히 받을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조금 불공평하게 일당을 주는 주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주인은 이른 아침에 온 일꾼이나, 9시, 12시, 3시, 그리고 5시에 와서 1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 역시 똑같이 하루 일당을 나누어주지요. 세상의 눈으로는 정말로 불공평한 처사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복음의 주인이 나눠주는 일 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습니다. 즉, 이 품삯을 받아야 하루를 온전히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1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일꾼이지만 그 역시 일 데나리온의 품삯은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품삯을 조금만 준다면 그 일꾼은 다음날 쫄쫄 굶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우리의 생각과 하느님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사야 예언자도 오늘 독서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해주시지요.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른 상태로 살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무조건 하느님 앞에 나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그 일꾼들이 그 선한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냥 아무 일 없이 공치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그들이 하느님 근처로 나아갔기에 눈에 띌 수 있었고, 공평한(?)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무조건 하느님 눈에 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 그래야 살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 알게 된다면 누구든 이 세상에서 네 명 이상의 친구를 갖지 못할 것이다.(파스칼)
코끼리 길들이기
시나이산 정상에서의 일출
코끼리를 어떻게 길들이는지 들으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조련사는 어린 코끼리의 발을 밧줄로 묶어 말뚝에 매놓는다고 하지요. 어린 코끼리는 이 말뚝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씁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코끼리가 이 말뚝에서 벗어나기에는 힘이 너무 없지요. 결국 어린 코끼리는 이 범위 내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이는 몸집도 커지고 힘이 세져서 말뚝을 뽑을 만큼 되었어도 그곳을 벗어나지 않게 만듭니다. 코끼리는 이제 외부의 힘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만든 환상과 고정관념에 가둬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스스로 이러한 환상과 고정관념을 만들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할 수 없다고, 그러한 능력과 재능 없음을 원망하고 불평불만에 빠질 때는 얼마나 많았을까요?
내 앞에 커다란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잊지 마십시오. 지금 내가 앞선 코끼리처럼 스스로의 환상과 고정관념 속에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It'sTimeTo For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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