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정말 등불을 켜서 덮어버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이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리고 자신이 가진 등에 불을 붙이면 된다는 것을 안다면,
그 등불이 진정 사람들의 어둠을 비춰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등불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등불을 덮어버리는 사람은
우선 자신이 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등의 모양, 기능, 성능은 다 다르지요.
화려한 등이 아니어도 되고,
밝기가 좀 떨어져도
나는 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그리 생각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뭐랄까?
복음의 달란트 비유에서
다섯 달란트와 열 달란트가 아닌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의 그 사고방식입니다.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합니다.
욕심이 엄청나서 늘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과소평가합니다.
그래서 주어진 것이 은총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등불을 덮어버리는
또 다른 유형의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사랑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기름을 채우고 불을 붙이는 수고라면 수고,
희생이라면 희생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남을 위해 하려는 열정과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실상 이런 사랑과 열정이 없다면
그 자신이 어둠일 테니
남을 비추는 등불일 수는 도저히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나를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등에 불을 밝히도록 합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