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9-21 | 조회수835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마태오 9,9-13
“나를 따라라.”
<사랑이 내게로 찾아온 날>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있습니다. 별로 기대할 것 없는 인생이었지만 대단한 반전을 이뤄내 큰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 사용하는 말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마태오 사도의 삶이 그랬습니다. 그는 정녕 개천에서 살았습니다. 그것도 그냥 개천이 아니라 갖은 악취가 풀풀 풍기는 시궁창 같은 개천이었습니다.
물론 마태오는 가끔씩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비참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세리로서의 삶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 언젠가는 이 삶을 정리해야 하는데...’하며 시궁창에서 벗어나보려고 발버둥을 쳐봤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면서도 가난한 동족들로부터 거의 빼앗다시피 세금을 거두어들였으며, 정말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리대금업, 청부업, 인신매매... 정말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들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태오의 인생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분이 내 인생에 들어온 것입니다. 사랑이 나를 찾아온 것입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감미롭고 포근하던지, 그 사랑이 얼마나 향기롭고 강렬하던지 내 지난 모든 죄악과 과오, 고통과 상처, 죽음의 그림자를 일 순간에 거두어 가버렸습니다.
사랑이 내게로 찾아온 날 나는 정말이지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 사랑이 오기 전만 해도 내 인생을 온통 회색빛에다 혹독한 겨울이었는데, 그 사랑이 내게로 온 이후 내 인생은 순식간에 화사한 봄날, 향기로운 꽃길로 변화되었습니다.
사랑이 내게로 오기 전에 나는 어둡고 긴 터널 한 가운데 있었는데, 그래서 내 인생에 기대할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는데, 그 사랑이 내게로 온 이후 나는 한 마리 나비처럼 자유로워졌습니다.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워졌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나는 눈이 멀어버렸습니다. 더 이상 세리라는 물 좋은 직책에도 미련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목숨처럼 중시 여겼던 돈도 이젠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를 따라라.”는 예수님의 초대에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내 인생의 어두웠던 그림자도 부끄럽지 않아 기쁜 마음으로 “예!”하고 응답하며 사랑 자체이신 그분 앞으로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감미로웠던지 더 이상 세상의 감미로움에 눈길 돌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더 이상 내 인생에 슬픔과 고민, 방황과 죄책감은 없게 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사랑 자체이신 주님과 함께 하는 축제와 감사의 삶뿐이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던 마태오는 친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풍성한 잔칫상을 마련했습니다. 예수님 사도단에 입단하는 입단식 겸 세리 친구들과 작별하는 특별한 송별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그 옛날 마태오를 부르신 것처럼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 자리에서 죄와 미움과 불신과 죽음의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과감하게 자리를 털고 빠져나오라고...
시궁창에서 맑은 시냇물로 건너오라고, 혹독한 겨울에서 화사한 봄날로 넘어오라고, 죽음의 나라에서 생명의 나라로 건너오라고...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