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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25
조회수
652
추천수
12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25일 연중 제26주일
Jesus said to them, "Amen, I say to you,
tax collectors and prostitutes
are entering the kingdom of God before you.
When John came to you in the way of righteousness,
you did not believe him;
but tax collectors and prostitutes did.
(Mt.21,31-32)
제1독서 에제키엘 18,25-28
제2독서 필리피 2,1-11
복음 마태오 21,28-32
어떤 사람이 밭에 콩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콩을 너무나도 싫어했습니다. 밥 안에 콩이 들어 있으면 일일이 다 골라내면서 밥을 먹는 사람이었지요. 따라서 자신의 밭에서 콩이 나오는 것이 싫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에는 콩이 전체적으로 풍년이라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콩이 아닌 팥은 오히려 가격이 올라서 팥을 심은 사람은 커다란 이익을 얻을 수가 있답니다. 이 형제님께서는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께 기도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주님! 부디 저에게서 콩을 거두시고 팥을 내려주십시오. 경제적으로 저에게 윤택함을 가져다 줄 팥을 저는 간절히 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기도를 들어주셨을까요? 열심히 기도했다고 콩 심은 곳에 팥이 나도록 하시지 않습니다. 그 사람 스스로 팥이 날 수 있도록 전혀 노력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터무니없는 기도는 주님께서 들어주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속담처럼 콩 심은 곳에 콩이 날 것이고, 팥 심은 곳에 팥이 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노력입니다.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은 채 기도의 응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평불만 속에 빠지고 있다면 이는 주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노력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의 성실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두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큰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했으나 나중에 생각이 바뀌어 일하러 갑니다. 반면 작은 아들은 처음에는 일하러 가겠다고 했으나 정작 가서 일하지는 않지요. 그리고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했느냐고 묻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말만 하는 아들이 아니라, 가서 직접 일한 아들이지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말만 하는 기도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걸맞게 자신의 몸으로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잘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이러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
이것이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마음이고, 우리 역시 이 마음을 간직하면서 적극적인 사랑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를 헛되이 보냈다면 그것은 커다란 손실이다. 하루를 유익하게 보낸 사람은 하루의 보물을 파낸 것과 같다. 하루를 헛되이 보냄은 내 몸을 헛되이 소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아미엘).
기다림
길게 늘어선 줄.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오래 기다려야 맛있는 닭을 먹을 수 있습니다.
어제 낮 시간에 산책을 나갔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포시장에서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닭 강정을 사기 위해 서 있는 줄이었지요. 엄청나게 많은 양과 자극적인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줄을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하지요(닭 강정을 사기 위해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답니다).
솔직히 저는 기다리지 않습니다. 닭 한 마리 먹겠다고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처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굳이 닭 강정을 먹겠다면 그 옆의 한산한 닭 강정 가게를 이용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원만한 입맛으로는 그 맛이 그 맛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그 집의 맛을 정말로 궁금해 하기에, 시간을 소비하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렇지요.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오랜 시간을 소비한다고 해도 우리들은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이라면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그 길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혹시 언제 그 나라에 들어갈지 모른다고 주님의 뜻보다는 세상의 뜻을 따르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긴 줄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긴 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는 이 줄에 서 있는 것이 바보처럼 생각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바보처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그 긴 줄에서 벗어나지 않고 기다려야 참 행복이 있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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