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와 함께
스승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한 번 이런 경우를 상상해봅시다.
프란치스칸이 아닌데
어떤 사람이 프란치스코 전문가인 양
프란치스코에 대해서 얘기하고 다닙니다.
그때 제가 못마땅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면 오히려 기쁘게 생각해야 할까요?
프란치스코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잘못 얘기하지만 않는다면
저는 기쁘고 그분께 고마워 할 것입니다.
저와 저희 형제들은 프란치스코를 사부라고 하지만
프란치스코를 독점하려 들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진정 프란치스코의 제자라면 프란치스코가 널리 사랑받고
그래서 널리 회자되는 것을 오히려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 대해서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리스도교 신자만 예수님을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에 따라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다면
더더욱 예수님을 독점할 수 없습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할 수 없으니
예수님께 대한 신앙고백은 파당에 따라서가 아니라
성령에 따라서 옳고 그름이 판가름 날 것입니다.
성령은 불고 싶은 대로 부는 것입니다.
성령은 어디에 가둘 수 없습니다.
민수기를 보면 모세는
영을 독점하지 않고 원로들에게 나눠주고
천막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영이 내립니다.
영은 천막 안에 가둘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영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고백한다면
교리 안에 예수님을 가둬서는 안 되고
제도 안에 예수님을 가둬서도 안 되고
교파 안에 예수님을 가둬서도 안 되고
이념 안에 예수님을 가둬서도 안 됩니다.
예수님께 대한 신앙이 널리 퍼져나가려면
우리의 독점으로부터
예수님을 해방시켜드려야 합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