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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9-27
조회수
958
추천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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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9월 27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On the way they entered a Samaritan village
to prepare for his reception there,
but they would not welcome him
because the destination of his journey was Jerusalem.
(Lk.9.52-53)
제1독서 즈카르야 8,20-23
복음 루카 9,51-56
새벽을 열며 묵상 글에 앞서 공지사항 한 가지 말씀드립니다. 내일 9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새벽 묵상 글이 없습니다. 저의 출신본당(인천 부평4동성당) 신부님들과 함께 여행을 한답니다.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일정이기에 자리를 비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제가 없더라도 이곳 새벽 카페 잘 지켜주시고요, 인터넷을 열흘 동안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등업이나 미사신청 등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말씀드립니다. 그럼 모두들 건강하시고요, 10월 8일에 뵙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어제 아침 운동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저의 코스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쭉 갔다가 다시 똑같은 길을 되돌아오는 것이었지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월요일이라도 가는 길이 한산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되돌아오는데 차도가 꽉 막혀 있는 것입니다. 이상했습니다. 이 정도로 꽉 막힐 시간이 분명 아니었거든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오는데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교통사고가 아주 크게 난 것입니다. 봉고차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있는 큰 사고 때문에 교통체증이 일어난 것입니다.
분명 30분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던 도로였지요. 이렇게 큰 사고가 일어나 꽉 막힐 것이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를 그 누구도 알 수 없음을 그리고 내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단 1분 뒤의 일도 모르는 존재이면서, 미래를 걱정하기만 했던 내 자신의 잘못된 모습들을 반성합니다.
옛날 페르시아 사람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가장 잘생긴 노예를 골라 3일 동안 왕으로 삼고 그가 원하는 모든 일을 다 들어주었다고 합니다. 갑작스럽게 왕이 된 노예는 3일 동안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갖은 욕망을 추구하지요. 그러나 3일 후 이 노예는 만안이 보는 앞에서 다시 노예의 모습으로 돌아가 비참하게 처형을 당하고 만다고 하네요.
3일 동안 누리는 자유와 우리가 누리는 8~90년의 인생을 비교해봅니다. 무한한 시간 속에 사시는 하느님께는 이 시간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8~90년 역시 당신의 영원한 시간 안에서 얼마나 짧은 시간이겠습니까? 그런데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허둥대는 우리들의 모습에 얼마나 안타까우실까요?
왕 노릇하는 노예가 3일 만에 죽음을 당하듯, 우리 역시 언젠가는 죽음 앞에 설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허무하고 서글프게 그날을 맞지 않기 위해 쓸데없는 것에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주님께서 주신 지금이라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오늘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과 당신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향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한 제자들을 꾸짖으시지요. 왜냐하면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랑이 더욱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대비하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판단과 단죄의 삶이 아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랑의 삶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믿음이 있는 말은 아름답지 않은 법이며 아름다운 말은 믿음이 없는 법이다.(노자)
죽음 전에 준비해야 할 열 가지
많은 짐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그 짐들이 죽음을 준비시키지는 않습니다.
어떤 책에서 ‘죽음 전에 준비해야 할 열 가지’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대로 적어 봅니다.
1.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인다. 몸도 맘도 약해지고 병들 수 있음을 인정하라.
2. 자신을 사랑하며 산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면 남도 귀하게 여겨진다.
3. 영혼을 위한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자주 갖는다. 죽음 뒤의 삶을 기억하며 날마다 회개하자.
4. 잊을 것은 잊고 기억할 것은 기억한다. 나쁜 추억은 잊고 고마운 것을 기억하자.
5.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한다. 노인 되면 귀찮은 것을 극복하며 할 수 있는 것은 하도록 하자.
6. 쌓인 정과 한은 풀어야 한다. 떠나기 전에 정을 떼라는 말이 있다. 용서해서 화해하는 것이 좋다.
7. 벌여놓은 일들은 서둘러 끝낸다. 후대 사람에게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8.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재산을 정리한다. 죽은 후 재산문제로 자녀들이 다투게 해선 안 된다. 자식에게 유산을 남기지 말고 믿음의 유산을 남기자.
9. 다른 사람들과 어울린다. 좋은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라.
10. 사전 유언장을 작성한다. 할 일과 할 말을 잘 정리해서 자녀들에게 남겨라.
매일을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산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 같네요.
Le Jar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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