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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8 조회수736 추천수7 반대(0) 신고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해주십시오.”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을 따르는 세 가지 모습입니다.

          어디로 가시든지 주님을 따르겠다는 자세는
          말대로라면 아주 훌륭한 자세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응답으로 보아 의지는 충만한데
          주님을 따르는 어려움은 감안하지 않은 의지인 듯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재지 않는 사람, 그래서 충동적인 사람.
          의지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지는 크게 따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실수도 많이 하지만 일을 잘 저지릅니다.
          잘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일을 많이 합니다.
          성공과 실패를 크게 생각지 않고

          의미를 많이 따지는 형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의지만 내세우지 말고
          당신을 따르는 것은

          동가식서가숙해야 하는 고된 삶임을 일깨우십니다.

          두 번째는 자기가 먼저 따르겠다고 나서지 않고
          주님이 따르라고 해야 따르는 조심 형입니다.
          앞의 충동 형과는 정 반대입니다.
          따르라는 초대에 따라 나서겠다는 것만으로도
          장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유형이지요.

          이런 사람은 사실

          너무 재다가 아무 것도 못할 수 있습니다.
          하기도 전에 끝을 가늠하고,
          출발하기도 전에 도착을 예상합니다.
          따라 나설 주님보다도

          자기의 성공과 실패를 먼저 따집니다.
          그래서 먼저 따질 것은

          ‘주님을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라는 뜻에서
          주님은 먼저 아버지 장례를 치루겠다는 그에게
          장례는 죽은 자에게 맡기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십니다.

          세 번째 부류는 주님을 따르겠다는 의지가 있기는 한데
          두고 떠나는 사람에 대한 미련이 있는 사람입니다.
          주님도 좋고 두고 떠나는 사람도 좋아서

          떠나기도 어렵거니와
          따라나선 다음에도

          자꾸 뒷생각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예의가 바르고
          누구에게나 다 좋은 사람이라서
          선택과 집중을 못하는 사람이며
          그래서 결단력 있게 자기 길을 가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주님은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시는데
          사실은 뒤만이 아니라 옆도 보지 말고
          첫째 부류의 사람처럼

          오직 앞만 보고 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따라나서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주님을 따르고픈

          열망이 크고 강해야 하고,
          매정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끊고

          미련 없이 떠나야 하며,
          따르는 길에 만나게 되는

          수없는 장애와 고달픔을 각오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를 돌아보면

          지금까지는 잘 따라온 것 같은데
          그것은 겉으로 볼 때 그런 것일 뿐이며,
          매일 새롭게 주님을 갈망하고
          매일 새롭게 솟아나는 미련을 끊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일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많은 저를 오늘 다시 돌아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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