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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929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9 조회수328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9월 29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7-5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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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하느님 보시기에 거짓이 없는 사람이 누굴까요? 오늘 복음에 이런 인정을 받은 사람은 나타나엘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예수님이 나자렛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예수님이 대단한 사람일리 없다고 말했던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부정적으로 단정짓고 대했던 사람은 예수님이 자신에 대해 이미 알고 지켜보고 계셨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고백을 뒤집습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나타나엘의 이 같은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바에 따르면 별 것 아니었던 분이 자신을 알아보심에 놀라 말을 바꾸는 것은 그 같은 모습을 깨달음으로 설명을 한다하더라도 이 사람의 인격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의 이런 모습이 나타나기 전에 예수님이 나타나엘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하느님 앞에 거짓이 없는 이스라엘 사람이란 표현은 적어도 오늘 복음 안에서는 선인과 악인, 의인과 죄인의 구분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복음 속에 표현된 나타나엘은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스승이었지만 그럼에도 민족들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에 대한 주님을 직접 만나고서야 깨닫게 되는 인간적인 약점이 드러난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시지만 그것이 그의 잘못을 나무라시거나 꾸짖으시는 모습은 아닙니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복음이 우리를 반성하게 만드는 많은 장면들을 지니고 있지만 여기 이 복음에서 있는 그대로 드러난 이스라엘 한 스승의 모습 역시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모습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구원을 약속 받았으나 그 사랑 조차 편견으로 서로의 격차를 나누고 실제 삶에서 구원의 삶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부족함을 지닌 사람. 그럼에도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는 열망을 간직한채 나름의 열심으로 살아가는 사람. 그가 나타나엘이며 또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타나엘. 그 거짓없는 사람이 만난 예수님은 그의 고백 이전에 하느님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대로 별 볼 것 없는 고장 나자렛 시골에서 올라오신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이 나타나엘을 알아보셨다는 말씀으로 예수님의 신분이 바뀔리 없습니다. 그분의 고향이 바뀔리도 없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을 깨달음으로 예수님의 모습이 바뀐 것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은 우리 생활 중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의 모습들 속에 계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분이 우리를 꿰뚫어보고 계심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타나엘에게 하신 약속은 바로 그 평범한 사람에게서 하늘나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예언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그 말씀이 당신의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느님은 깨달음으로부터 의미가 시작되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심을 그리고 그분이 계신 곳은 우리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상의 모습 속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보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도 있는 하루입니다. 그러나 먼저 우리 곁에 스쳐지나는 무심한 모든 순간에 하느님이 계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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