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백성에게 누군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다.’는 것은 그 사람과 하느님의 관계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마치 석가모니가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과도 유사합니다. 나타나엘은 예수님이 자신을 거짓 없는 참된 이스라엘인으로 알아보고 또한 자신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를 꿰뚫어 보고 계신 분으로 알게 되면서 예수를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말은 참된 이스라엘 사람이란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서로 바라보며 관계를 맺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요즈음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아이폰 등을 통해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생활까지도 다 알고 지냅니다. 정작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나 자신의 부모나 가족에 대해서는 모르면서도 나와 무관한 이들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치 많이 알고 있습니다. 자신과 하느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조차 못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느 신자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좁지만 참으로 깔끔하게 잘 정돈된 집이 인상적이었는데, 한 가지 더 놀란 것은 그 좁은 공간에도 구석에 기도 자리를 마련해 둔 것이었습니다.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평소에 기도하며 지내는 모습이 물씬 풍기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화하고 겸손한 그분의 자태가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텔레비전 앞에서,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이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오늘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오십시오!’
심종미 수녀(전교가르멜수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