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은 머리에서 마음까지라고 합니다. 아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도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코라진과 벳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은 라삐들의 종교교육이 성행하던 종교도시였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그들의 무디고 무딘 마음은 기적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종교인이었을지는 몰라도 신앙인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예수께서 분노하십니다.
일상을 살면서 하느님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쓴다는 의미는 우리의 근원이 하느님에게 있고 죽을 운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분을 바라보고 그분 안에 머물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회개의 시작이며 마침입니다. 기도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 가득 찬 눈길로 나를 바라보시는 그분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회개는 우리 마음과 삶이 수직적으로는 하느님께로 확장되고, 수평적으로는 다른 사람한테로 확장되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의 근원이신 그분의 현존을 다시 기억하고 그분의 사랑을 깨달아 힘과 용기를 얻는 것입니다.
회개는 잃어버린 중심을 찾는 것이며 종교인이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회개는 자신을 뒤돌아보며 자신의 한계에 놀라지 않고, 오히려 그 한계 속에 늘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회개는 참다운 나를 찾아 나서는 결단이며 잃어버린 하느님과 이웃을 찾아 나서는 멋진 여행입니다.
심종미 수녀(전교가르멜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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