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박해의 결과) 송봉모 신부님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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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 작성일2011-10-01 | 조회수37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샬롬 샬롬.
"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사도들 말고는 모두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 한편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사도8,1-4)
스테파노가 죽음을 당한 다음 계속해서 다른 신자들을 향해서도 박해가 자행되자, 예루살렘 신자들은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박해 중에 무조건 순교자가 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해를 피해 여기저기 흩어졌다. 그것은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주님께서 명하셨던 복음 선포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이점은 8장4절의 진술에서 알 수 있다.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 여기서 '흩어다'로 번역된 그리스어 동사 디아스페이로는 씨를 파종할 때 쓰이는 동사다. 마치 씨앗이 땅에 흩뿌려져 많은 이삭을 내듯이, 외부에서 들이닥친 박해가 복음화의 씨앗을 곳곳에 흩뿌리는 기회가 된 것이다.
박해를 피해 도망가는 것이 때로 비겁한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박해를 정면으로 맞아 싸우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예수님이 공생활 중에 제자들에게 어떻게 가르쳤가? "어떤 고을에서 여러분을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마태10,23)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복음을 거부하는 지역에서 의미 없는 피를 흘리지 말고 복음을 환영하는 곳으로 나가 영혼들을 구원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리스도교역사를 보면, 교회가 위협받고 공격받는 순간에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그 이유는 박해를 받았을 때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서 복음을 전파했기 때문이다. 우리 순교 선열들이 그랬다. 조선시대에 나라가 그리스도교를 사교(邪敎) 로 규정하고 박해하자 신자들은 산골로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옹기를 구우며 신앙생활을 해나갔다. 박해에 맞서 싸우는 것만이 대수는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여기서 가르침을 얻는다. 어떤 한 가지 태도가 옳다고 보기에 그것만 움켜쥐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모습이란 점이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용감하게 맞서 순교할 수도 있고, 또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용감하게 도망칠 수도 있다, 그때그때 분별이 필요하다. 사랑이 들어간 분별이 필요하다. •
송봉모/ 예수회 신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이상은 야곱의 우물 2011년 07월호 초대교회의 삶과 영성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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