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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014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14 조회수317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금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7

그때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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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잘못에 대한 예수님의 지적은 그들 인내력의 한계를 넘어갑니다. 그리고 이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만천하가 알게 되리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르침과 그들이 세운 규정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을 위로하시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더욱 큰 문제가 되는 이유는 예수님이 이 말씀을 지도자들만이 모인 자리에서 하지 않으시고 모자라고 가르침을 받아야 할 백성들 사이에서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울려퍼진 장소에는 예수님의 꾸중을 듣는 바리사이와 율법교사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하느님의 말씀은 어려우니 들을 필요도 없고, 들어도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 백성들로 가득합니다.


그때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예식에 참석하고 정해진 예물을 바치며 법으로 정해진 바를 어기지 않고 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도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거의 태반이 죄인이 되어 살아가고, 혹 법을 어기지 않고 살아도 하느님 앞에선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처지에서 살아온 인생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판단에 앞서 수많은 스승이라 불리는 사람들로부터 판단되었고, 불가능한 것 같은 하늘나라를 살면서도 늘 하느님은 사랑이시라 말해야 하는 처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이들의 잘못을 예수님은 밝혀내십니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누룩은 밀가루를 부풀게 합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에서 누룩을 위선으로 설명하십니다. 그 공간은 보이지 않은채 모든 것이 풍성하게 만드는 거짓된 허상으로 하느님을 설명해 온 이들의 잘못이 누룩입니다. 예수님은 결국 그들의 진실이 드러나게 되리라 이야기하십니다.

겉으로 위장하고 속으로 말하는 것. 그것은 다름아닌 자신들은 정작 욕심을 채우며 살면서, 그 삶을 자신들끼리만 나누고, 정작 사람들 앞에서는 하느님을 내세워 뒤로 숨어 자신들도 들어갈 생각이 없는 하늘 나라를 이야기하고,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만드는 이들의 잘못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백성들 앞에 계십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몰려드는 백성들에게 그들의 스승이라는 이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렇게 백성들이 하느님의 진심을 듣고 알게 될 때 그들을 그동안 죄인으로 만든 이들의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스승이라 불리기를 좋아하는 이들의 속을 모르고 그들에게서 하느님을 배우고 그 배운 바를 지키고 지켜도 죄를 벗어나지 못하여 움추린채로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들이 하느님을 바로 뵙고 알게 되는 장면이 하느님 앞에서 같은 사랑을 받는 백성들 사이에 이제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회당의 윗자리에서 또는 인사받는 스승의 자리에서 몇 개씩 던져주던 그 무서운 권력의 지식들이 예수님으로 인해 이제 모든 사람이 모여 있는 장터나 길에서 펼쳐지고 모든 이들이 하느님을 바로 알게 되리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숨겨진 채로 아주 고귀한 이들만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위장되던 것들이 허물어 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알려지고 모두가 평등하게 되어 버린 하느님 앞에서 사람들은 그동안 감추어진 것들을 모두 보고 알게 된 것입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시작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스승이나 높은 자리의 사람이 아닌 그들의 친구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그들을 죄인으로 만들었던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무너뜨리는 일이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무지를 이용해 그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심지어 현세의 생명까지 노리며 하느님인듯 권세를 누렸던 이들에게 두려움을 떨쳐내라 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이 말씀은 정작 두려워해야 할 분은 하느님이시니 그분 앞에서 몸을 떨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잘못된 하느님을 전한 이들의 덫에 넘어지지 말고 그들이 말하는 하느님에 대해 바로 알아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참 하느님의 모습이 백성들에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새 반대의 가르침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사랑이신 하느님이라 말하면서 현실에선 늘 심판 앞에 주눅들고, 죄인인 듯 사는 삶. 천국을 말하면서 여전히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의 크기를 재고 비교하고 결국 하느님의 사랑을 특별히 받은 이들을 우대하고 자랑하며 살아가는 삶. 그 위로 올라갈수록 지적당하지도 반성할 필요도 없는 이들이 하느님의 특권을 지니고 있고, 나머지의 삶은 무지와 부족함으로 일관된 판단을 받게 되는 백성들이 있는 삶에 예수님은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정확히 알려주시고자 합니다.


참새보다 귀하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픈 표현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라 불리던 이들조차 그들이 비교해야 할 대상이 겨우 참새와 같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안심하라는 표현으로 참새 몇 마리를 비교해야만 하는 백성의 처지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느님을 가르친다며 오히려 육신의 죽음에 가까운 위협으로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는 이들의 뿌리깊은 이기심에 몸서리를 치게 됩니다.


하느님의 진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 역시 복음에 드러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도 여전히 회당의 윗자리와 스승의 자리를 두고 사람이 존재하고 가르침이 베풀어집니다. 그리고 또 수많은 백성들은 여전히 그들의 가르침에서 하느님을 배우고 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가 이천년 전 길바닥에서 백성들을 사랑으로 가르치셨던 예수님의 말씀과 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백성이 성전에서가 아닌 삶에서 진정한 하느님의 사랑을 배워야만 하는 불행은 다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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