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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22일 야곱의 우물- 루카13,1-9 묵상/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2 조회수360 추천수4 반대(0) 신고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

1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 수도회에 입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회 동기 형제와 천장 형광등을 교체할 때였습니다. 형제가 힘들게 작업하는데 저는 장난삼아 그의 생김새를 가지고 놀렸습니다. 며칠 후 그는 바들바들 떨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굉장히 불쾌하고 화난다고 말이죠. 그런데 바로 이어진 저의 말에 형제는 더욱 큰 충격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자신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미안하다, 정말 잘못했다는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할 용기가 없어서였죠. 그러면서도 그 말 때문에 행여 그 형제가 수도회를 떠나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평생 그의 마음에 제가 들어설 자리가 없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정녕 그리된다면 저도 수도회에 머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기도를 했습니다. ‘당신께서 맺어주신 형제의 인연을 저버렸으니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다시는 그 같은 일로 당신의 은총을 저버리지 않게 해주세요.’
 
정말 고맙게도 하느님께서는 저의 회개를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형제와 저는 신부가 되어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얼마나 악하고 교활할 수 있는지 알게 해준 순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그분의 숭고함을 일깨워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니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사람들의 죽음을 전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죄 때문에 소원했던 아니 단절되었던 아버지 하느님과의 자녀 관계를 찾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그 때문에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처럼 된 우리에게 거름을 주기 위해 오셨다는 당신의 역할을 알려주십니다. 자, 이제 그분의 자양분을 한껏 빨아들여 결실을 맺을 때가 되었습니다.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

 

한기철 신부(성바오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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