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묵주기도 중에 뭘 먹기도 한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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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요하 | 작성일2011-10-23 | 조회수51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 (46) 묵주기도 중에 뭘 먹기도 한답니다
평소 묵주기도를 많이 바치며 살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하는 편입니다. 노친을 위해 장만한 안마기가 있는데, 나도 매일 한두 차례 사용을 합니다. 한 번 작동에 7분이 소요되는데, 반드시 묵주기도를 합니다. 대개 3단을 하지요. 의료기 위에 누워 15분 마사지나 40분 종합마사지를 선택했을 때도 묵주기도를 합니다. 잠이 드는 때도 있지만, 대개 10단 이상을 합니다. 그냥 안마기 앞에 앉거나 의료기 위에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는 게 너무 아까워 그 시간에도 묵주기도를 하는 거지요. 걷기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꼭 사탕이나 과자 따위 먹을 것을 챙깁니다. 당뇨환자 처지에서는 그것이 필수이기도 합니다. 갑가지 혈당이 떨어지는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거리 운전의 경우 졸음을 쫓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운전과 묵주기도와 먹는 일, 세 가지를 동시에 병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묵주기도에 열중하기 위에 음향기기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여간 걷기운동을 하거나 차 운전을 하면서 묵주기도를 하고, 묵주기도를 하면서 뭘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고한 원칙이 하나 있답니다. ‘고통의 신비’를 바칠 때는 절대 아무것도 먹지 않는 거지요. ‘빛의 신비’ 다음 ‘고통의 신비’로 들어갈 때는 씹던 껌도 뱉습니다. 그래서 내가 묵주기도를 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을 때는, 옆 좌석의 집사람도 내가 ‘고통의 신비’를 바치는 중임을 쉽게 알아차린답니다. ‘고통의 신비’ 외로는 부담 없이 껌도 씹고 사탕도 먹고 과자도 먹습니다. 특히 ‘환희의 신비’ 중 제2단을 할 때는 마리아님과 엘리사벳님이 오랜만에 만나 즐겁게 음식을 나누는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그 자리에 동참한 마음으로 뭘 먹고, 제3단을 바칠 때는 마리아님의 해산 후 몸조리를 생각하면서 먹습니다. 제4단을 바칠 때는 마리아님이 예수님을 성전에 바치시면서 음식도 가져가셨을 것을 상상하며 먹고, 제5단을 할 때는 잃었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았을 때의 그 기쁨을 떠올리면서 뭘 먹습니다. 또 ‘빛의 신비’ 중 1단을 바칠 때는 옛날 추억 속의 ‘보례떡’을 그리워하면서 먹고, 제2단을 바칠 때는 가나 혼인잔치의 풍경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 함께 한 기분으로 뭘 먹습니다. 이렇게 묵주기도를 하면 기도가 재미있지 싶습니다. 이미 수수만 번 바치는 기도인데도 기도는 늘 새롭고 즐겁습니다. 내가 기도에 열중한다는 것은 기도 ‘지향’의 실체나 묵상 내용을 상상하는 것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2011년 10월 23일(연중 제30주일) 제2107호 | 4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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