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준비 되셨나요? | |||
---|---|---|---|---|
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1-10-26 | 조회수458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준비 되셨나요?
이순의
사람들은 흔히 가을의 끝이라는 말을 곧잘 쓰곤합니다.
푸르름이 누렇게 물이 들었는가 싶으면
이내 들녁에서는 볏짚타는 향기로 용오름을 합니다.
안도와 평온은 여름을 잊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니지요.
저도 농사일을 모를 적에는 그 안도와 평온의 끝이라서
한 해의 마지막 끝이라서
느끼는!
가을은 그런 것인 줄 알았습니다.
배부름이 주는 결실의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요.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농부는 배 부르지 않아도.......
농부는 배가 고프고 한 해 농사가 배고픔의 연속이었어도
내년 지을 종자만 얻으면
안도와 평화를 얻습니다.
겨울동안 주린 배를 움켜 쥐고서 라도
남의 집 문지방에 서서 꿈질을 하더라도
내 곡간에 씨 종자만 굳혀지면 얻는
그 작은 안도와 평화는 희망의 표징이니까요.
가을은 마침이 아닙니다.
시작입니다.
낱알갱이 거두어 씨종자 먼저
챙겨두고
남은 풍요는 희망을 향한 양분이 되어
내 안에 노동으로 축적이 되는!
시작!
가을은 결실의 끝이 아닙니다.
가을은 결실을 위한 시작입니다.
<농군님 준비 되셨나요?
아니라구요?
한 며칠 더 햇볕에 말려야 한다구요?
서두르시구랴. 오늘 아침에도 절구통에 얼음이 얼었던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