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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11-01
조회수
963
추천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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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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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Mt.5.3)
제1독서 요한묵시록 7,2-4.9-14
제2독서 1요한 3,1-3
복음 마태오 5,1-12ㄴ
재판장에서 판사가 피고에게 무거운 실형을 선고하면서 꾸짖기 시작합니다.
“피고, 도대체 이곳에 온 게 몇 번째 입니까? 도대체 반성의 기미가 있는 것입니까? 이 세상을 범죄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러자 피고가 억울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답니다.
“하지만 판사님도 죄를 짓는 우리들 때문에 밥 먹고 사는 것 아닙니까?”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자신의 죄를 합리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나의 죄로 다른 사람들이 혜택을 본다고 합리화시키기 보다는, 이로 인해 내 영혼에 상처 받는 것에 더 아파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죄를 합리화시키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들입니다. 그 결과 이 세상에 불의가 더욱 더 많아지는 것이며, 주님의 뜻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불의와 세속적인 것들에 대한 욕심만을 간직하며 사는 것이 과연 현명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는 약간의 만족감을 체험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만족감은 순간에 불과하지 절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로운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분명 세상의 눈으로는 힘들게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이 하늘 나라를 차지할 것이며 하느님의 위로와 사랑을 받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많은 성인 성녀들은 이 길을 선택하셨지요. 순간의 만족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을 위한 길, 바로 진정으로 행복한 주님의 길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봐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제가 잘 들어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세계 일주를 다녀온 부부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이 부부는 세계여행을 가기 전에 사람들로부터 “게으른 부부다! 대책 없이 사는 부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여행이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가!”라며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열심히 살다가 자기 자신과 인생과 세상을 좀 더 알고 싶다고 여행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또 여행 후에는 더 열심히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적인 눈, 세상의 눈은 이렇게 틀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눈은 절대로 틀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 진정한 행복을 쫓는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을 맞이하는 오늘, 성인들이 찾아 나섰던 행복을 우리 역시 찾아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인격과 명성을 동일시 한다. 인격은 그 사람 속에 이뤄진 마음의 자태이지만 명성은 단순히 그의 인상을 다른 사람들이 마음대로 느끼는 것일 뿐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유리병 속의 병균.
창문사이로 이쪽과 저쪽의 밝기가 다른 것처럼,
하늘나라와 이 세상의 구분도 이렇지 않을까요?
오래 전에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 선교사 한분이 중국에 와서 전도를 하는데, 때마침 이름 모를 전염병이 유행하여 수많은 중국인들이 희생당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는 급히 그 전염병의 병균을 유리병 속에 담아 면역체를 만들기 위해 의학이 발달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검역소 직원들이 철저하게 승객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발각되면 면역체고 뭐고 헛일이라고 생각한 선교사는 고민 끝에 병균을 자신의 입에 털어 넣고 유리병은 바닥에 버렸습니다. 조금 뒤 그의 온 몸에 병균이 퍼지면서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서 의사들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내 몸은 지금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전염병에 감염되었습니다. 이 병균을 뽑아 면역체를 만들어 주세요. 그것을 중국에 보내 많은 사람들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후 선교사는 숨을 거두었고, 그 희생의 대가로 전염병의 면역체가 만들어져 중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죽으면 무슨 소용이 있어?’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러나 소용이 있습니다. 나를 통해 다른 사람을 살리는 진정한 희생, 그 희생을 통해 하늘 나라는 더욱 더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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