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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1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01 조회수790 추천수1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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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마태오 7,21, 24-27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삼년 동안 돌 하나를 입에 물고>

 

 

    아가톤이라는 큰 스승이 계셨습니다. 형제들, 후배들과 함께 하는 수도생활, 하루하루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100% 다 완벽하게 만들어주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분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수도자들, 다들 큰 뜻을 품고, 다들 선한 의지를 지니고 수도 공동체에 들어왔지만, 인간적 나약함이나 부족함, 상처를 모두 다 떨치고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들 아직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한 ‘약점’ 한 가지씩 다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살아갈수록 점점 더 형제들의 약점이 크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식탁에서, 또는 노동시간에 형제들의 부족함에 대해서 평가하고, 비판하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남의 말도 자꾸 하다 보니 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 모르게 ‘속닥속닥’ 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에 맛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스승 아가톤은 절대 동료들에 대해서 험담하지 말자고 크게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습관이 되어버렸던지 교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크게 실망한 스승은 중대 결심 한 가지를 세웠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답니다.

 

    동료들을 심판하지 않고 침묵을 잘 지키게 되기까지 3년 동안 큰 자갈 하나를 입에 물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결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대단한 의지요, 정녕 대단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행동하는 믿음, 실천하는 믿음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계십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우리가 아무리 큰 믿음, 산을 옮길만한 신앙, 원대한 꿈을 지녔다할지라도, 그 믿음, 그 신앙, 그 꿈이 현실 생활 안에서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 시대 너무나 많은 말들이 넘쳐흐릅니다. 오늘도 수많은 강연대 위에서 펼쳐지는 강론들, 설교들, 귀가 솔깃한 공약들, 당장이라도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단 꿀 같은 약속들, 그럴듯한 학문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실제 삶 안에서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실제로 살지 않는다면 별 쓸모가 없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결실이 뒤따르는 행동입니다. 풍성한 열매 맺는 삶인 것입니다.

 

    정성껏 기도했다면, 그에 따른 결실이 필요합니다. 열심한 신앙인이라면 그에 따르는 결과가 요구됩니다.

 

    열심한 기도의 결과는 온유함와 자비로움입니다. 온유와 자비는 참된 영성과 그릇된 영성을 판단하는 잣대입니다. 하느님을 깊이 체험한 사람은 그 결실로 온유와 자비를 지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깊이 체험한 사람은 쉽게 분노하지도 않습니다. 쉽게 상처받지도 않습니다. 쉽게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온유하고 자비하신 그분의 모습을 따라 모든 것을 포용하고, 모든 것을 품에 담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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