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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문자답 해볼 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11 조회수356 추천수4 반대(0) 신고

 

 

자문자답 해보자



복음: 요한 1,6-8.19-28




유다인들의 대표자들은 세례자 요한을 찾아가 묻는다.


"당신은 누구요?"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

'당신은 그 일을 왜 하는 것이오?'


우리는 가끔씩 이 물음을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한다.

인간은 자기 존재가 문제가 되는 유일한 존재이다.

내가 누군지,

나는 나를 무엇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여념없이 살아가는 와중에서도

이따금씩 멈춰 서서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세례자 요한은 서슴없이 말한다.

'아니다.'

'나는 그가 아니다.'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그가 아니다.'

세 번씩이나 그는

그리스도도,

엘리야도,

오시기로 되어 있던 그 예언자도 아니라고 말한다.

 

유다인 대표들이 세례자요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집요하게 물어보듯이

나도 나의 정체성을 찾아 끈질기게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나인가?'

'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인가?'

'나는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 한 요한은 자신을 무엇으로 파악하고 있을까?

'나는 소리다.'

 

나는 영원한 존재가 아니요.

왔다가 사라질 존재라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머물수 있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요.

언제고 없어질 찰나적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실 분은 '말씀'인데, 자기는 '소리'라 한다.

오실 분은 '빛'인데, 자기는 '등불'이라 한다.

 

그. 러. 나.

 

요한은 바람처럼 사라질 자신의 정체를

영원히 존재케 하는 방법을 안다.

언제까지나 시간 안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분을 증언하는 '일'임을 깨닫는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하지만 요한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온 백성을 불러모아 회개시키는 중차대한 일일지라도

그분의 일에 비하면 발꿈치에도 못 미치는 일임안다.

그러니 그 위대한 '일'이라도 굳이 자랑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신앙인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어떤 존재인가?

나는 그분을 증언하는 증언자로서의 신원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는가?

나는 그분의 일을 충실히 행하면서도 겸손하게 '작은 자'로 살고 있는가?


 

 

 

 

 

 


누구보다 명확한 신원 의식을 갖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

누구보다 겸손했던 세례자 요한을 보며,

 

인생의 급물살에 떠밀려 내려가다가도

강기슭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누구에게보다 먼저 나 자신에게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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