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리스도의 빛 - 12.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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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12-17 | 조회수371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2011.12.17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창세49,1-2.8-10 마태1,1-17
끊임없이 ‘왜?’ 물을 때 답이 나옵니다. 사람만이 묻고, 의미와 뿌리를 찾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새로운 관계가 창조됩니다. 남자는 아버지가 되고 여자는 어머니가 되고 또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이모, 삼촌, 줄줄이 탄생되는 관계입니다. 이 관계망 안에 의미가 있고 뿌리가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서 단절될 때 의미의 상실, 정체성의 상실입니다.
깊이 보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로, 종적 관계는 시간의 역사로 드러나고 횡적관계는 지금 여기 공간의 공동체로 드러납니다.
개인으로 보면 전기가 되고 가정으로 보면 족보가 되고 나라로 보면 역사가 되고 교회로 보면 교회사가 됩니다. 모두 세월과 더불어 하나로 연결되어 면면히 계승되어온 나름대로의 역사입니다.
하느님의 마음과 원대한 계획과 목표가 환히 들어납니다.
하느님께는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습니다. 우리 눈에 기나 긴 족보이지 하느님께는 한 눈에 들어오는 족보입니다. 하늘 높이에서 온 세상을 환히 들여다보는 모습입니다.
전혀 서두르지 않고 인간의 눈높이에 맞춰 구세주 탄생까지 장구한 세월 기다리는 하느님이십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라 하느님도 그 때에 순종하시며 사람들과 함께 산전수전 다 겪으며 끝가지 기다리십니다. 지금도 역시 하느님은 당신의 때가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시며 구원역사를 계속 펼쳐 가십니다.
열린 귀로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결코 자랑스러운 족보가 아닙니다. 인간의 모든 어둠과 빛이, 죄와 은총이 하나로 얼룩져 있습니다.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사람 눈에 의인과 죄인의 이분법적 구분이지 하느님 사랑 안에서는 모두가 하나이며, 잘난 이와 못난 이, 의인과 죄인 등 이런저런 모든 이를 당신 구원의 도구로 쓰십니다.
타마르, 라합, 룻, 바쎄바 여인을 당신 도구로 쓰셨고 마침내는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구세주를 탄생케 하셨습니다.
떨어져 나가면 아무 쓸모가 없듯이
이미 그리스도가 역사의 주인이자 의미임을 드러냅니다. 오늘 예수님의 아브라함으로 시작된 긴 족보도 예수님의 탄생으로 끝납니다.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구세주의 탄생을 통해 마침내 실현됨을 봅니다. ‘유다에게 조공을 바치고 민족들이 그에게 순종할 때까지 왕홀이 유다에게서, 지휘봉이 그의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구세주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영원히 지니고 계신 왕홀과 지휘봉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 의미를 발합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흩어졌던 내 삶의 편린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의미의 빛’을 발하는 내 삶의 역사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빛’이 사라지면 모든 역사는 무의미와 허무의 어둠에 빠져 버릴 것입니다.
모두 그리스도의 족보에 편입되었습니다.
오늘도 당신 안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새 날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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