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월2일 야곱의 우물- 요한1,19-28 묵상/ 빛을 부른 광야의 소리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2 조회수443 추천수5 반대(0) 신고
빛을 부른 광야의 소리

19요한의 증언은 이러하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20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하고 고백한 것이다. 21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묻자, 요한은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그 예언자요?” 하고 물어도 다시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2그래서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23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24그들은 바리사이들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25이들이 요한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세례는 왜 주는 것이오?”

26그러자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27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28이는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4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던 날, 급히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임종을 미처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얼굴에서 호흡기를 떼고 망연히 서 있는 우리 가족을 호스피스 봉사자가 곁에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분은 사람 몸의 감각 중 가장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이 청각이니 아버지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함께 기도하자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우리 가족은 슬픔을 누르며 비로소 한 마디씩 아버지께 평안히 가시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생명의 불꽃이 꺼져 간 마지막 순간에도 소리는 남아서 긴 여운을 남긴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세례자 요한은 빛이신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몫에 기꺼이 투신했습니다. 그의 태도는 겸손하면서도 자신보다 더 크신 분을 알고 그분을 알리려는 확신과 자신감이 넘칩니다. 유다인들은 요한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가 누구인지 묻습니다. 그들의 속된 기대치와 의심 그리고 섣부른 판단 어디에도 그의 신원을 알아 볼 자리가 없다고 요한은 단호하게 밝힙니다.
유다인들은 편견과 통념에 갇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우리 가운데 오시어 임마누엘이 되셨습니다. 아침을 기다리며 밤새워 깨어 있던 목동들과 멀고 험한 길을 마다 않고 진리의 빛을 찾아온 동방박사들이 빛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요한이 오래전 떠났어도 요한이 외친 광야의 소리는 남아서 오늘 우리에게 다시 환희의 광채를 불러옵니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시던 날, 영원한 빛을 향해 가시라고 귓전에 들려드렸던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우리 자신도 주님의 빛만을 바라보라고 세상에 외치는 소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 합창은 희망의 메아리가 되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원영배(미국 로스앤젤레스 대교구 종신부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