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김치 담아놓고 가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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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2-02-28 | 조회수50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김치 담아놓고 가소 이순의 서로 외로움을 참는다. 아들은 아들대로 엄마없는 빈집을 드나들며 사랑이라는 공백의 경험을 삭이고 있고 짝꿍은 짝꿍대로 치열한 현장과 농장을 오가며 낮 한잠을 자러 텅빈 집에 드나 들어야 하는 허전한 경험을 삭이고 있다. 나는 나대로 두 남자의 견딤을 가을이 되어서야 목격을 하게 되는 그 외로움의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파 삭이고 있다. 며칠 뿐인 남은 시간의 오붓함이 소중하다. 그런데 짝꿍이 제일 먼저 자기 살을 궁리를 실행한다. 하하! 산더미 같은 배추를 가져다 놓고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김치만 많이 담아 놓고 가면 굶지는 않어. 찌개도 해 먹고, 국도 끓여 먹고, 고기도 구워먹고, 살만해. 다른 반찬은 꺼내기도 귀찮고 손이 안가! 김치만 담아 주면 되네.> 누가 부부를 일심동체라 했던가? 짝꿍 인생 다르고 내 인생 다르다. 그러나 연민이라는 그 깊은 사랑의 골짜기가 불쌍히 여기며 살아지는 참고 견디게 하는 서로의 의미가 되어 말하지 않아도 다독이는! <내가 마늘 까서 김치 담을 테니까 당신은 까지 말라니까?!> 작은 칼을 들고 마늘 알갱이를 꼼지락거리는 저 큼지막한 손이 안스럽다. 저 커다란 덩치가 제 먹을 찬거리를 걱정하는 모습이 속상하다. 그래도 하늘은 우리에게 겨울만 허락할 생각이 없다. 잠만 자라고 내버려 두실 생각이 전혀 없으시다. 또 다음의 겨울을 위해 봄 여름 가을동안 하늘에 순종하여 동업자인 하늘의 뜻에 따라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살아야 한다. 아들의 길! 짝꿍의 길! 나의 길! 이 길들이 합하여 가족이라는 큰 길이 된다. 가족은 봉사와 헌신의 결합이다. 너 때문에 참는 삶이 되어서도 안되고 너 때문에 희생하는 삶이 되어서도 안된다. 네가 있어서 내가 살아가는 것이고 네가 있어서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그래서 봉사할 수 있고 헌신할 수 있는 가치! 가슴 속 저 밑에서 우러나오는 짠한! 그리움! 나 없이 한동안 살아 낼 짝꿍이 안스러워 김치를 담가야 하고 나를 기다리는 동안 잘 먹고 있겠다는 다짐으로 짝꿍은 마늘을 깐다. 그 기운 받아서 힘찬 나무로 뻗을 아들! 가족은 봉사와 헌신의 원천이며 그 가치가 있다. 커다란 명예나 부유함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김치 담아놓고 가소.> 라는 작은 다짐에서 비롯되고 그 다짐을 요청으로 받아 함께! 같이! 순응할 때 하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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