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의인(義人) 성(聖) 요셉 - 3.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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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2-03-19 | 조회수40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12.3.19 월요일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사무 하7,4-5ㄴ.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둥글고 큰 황홀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며 그리스도 예수님을 묵상했습니다. 온 누리를 환히 밝힘을 상징합니다.
만 25주년이 되는 뜻 깊은 주보 축일입니다.
약하고 부족했기에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뤄진 기적입니다.
하느님만 바라보며 살아왔기에 하느님 친히 내려 주신 축복입니다. 자신을 바라볼 때는 어둠이요 절망이지만 하느님을 바라볼 때는 빛과 희망이 넘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바라 본 것은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입니다. 아버지의 품이, 성 요셉의 품이 연상되는 불암산을 말없는 스승으로 모시고 많이 배우고 깨달았으며 끊임없이 위로와 힘도 얻었습니다.
저는 오늘 성 요셉을 통해 고독을 묵상했습니다. 닫혀 있는 고독이 아니라 침묵 중에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려 있는 고독입니다.
이른바 신독(愼獨:남이 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습니다. 요셉의 수신이 있었기에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도 가능했습니다.
고독의 깊이 없이는 하느님도 참 나도 만날 수 없습니다.
심심해하는 적은 뵌 적이 없다는 장익 주교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고독할 때는 하느님을 찾아 기도하기 마련입니다.
민주화운동에 목숨을 걸었던 어느 의인의 고백을 잊지 못합니다.
허명(虛名)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삶, 책을 멀리하는 삶, 몸을 움직여 사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목공일을 제대로 배워 목수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더 흐르면 지나온 제 삶과도 다른 방식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상처만 있었냐고, 외로움만 있었냐고, 곳곳에 묻혀있을 행복했던 아름다웠던 순간들과도 만나고, 내 삶과 화해하고 싶어요.”
바로 이게 하느님 안에 숨겨진 거룩한 익명의 관상적 삶입니다.
고독을 이루는 내용을 찾았습니다.
요셉과 예수님 모두 목수의 노동자였습니다.
책을 멀리하나 성경독서에 충실하며, 머리가 아닌 몸을 움직여 일하는 단순 육체노동이 고독의 내용을 이룰 때 건강한 영성생활이라는 것입니다.
사막 수도생활 전통을 흠모하는 우리 수도승의 삶 역시 그러합니다.
의로움은 율법에의 충실이 아니라 관계에의 충실을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요셉은 마리아를 배려하여 조용히 파혼하려 했고 침묵 중에 귀 기울여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으며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즉시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나탄을 통해 다윗에게 내린 주님의 예언도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것이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질 축복의 예언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성 요셉 같은 믿음을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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